윤세아 “서은수는 도전해 보고 싶은 캐릭터였다”
  • 하은정 우먼센스 대중문화 전문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08.08 15:00
  • 호수 1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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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전성기 관통 중인 배우 윤세아
《더 로드: 1의 비극》에서 지진희와 호흡

윤세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SBS 《신사의 품격》이다. 지난 2012년 방영된 드라마에서 윤세아는 화려하고 당당한 성격의 미녀 골퍼 ‘홍세라’ 역을 맡아 김수로(임태산 역)와의 로맨스를 그렸다. 많은 시청자가 직선적으로 표현하고 행동하면서 사랑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울고 웃었다. 지금까지도 ‘홍세라’는 그의 인생 캐릭터로 꼽히고, 덕분에 상당수 사람들이 윤세아가 새침한 성격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그러나 촬영을 위해 몇 차례 만나본 윤세아는 누구보다 털털한 사람이다. 예의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은 ‘홍세라’와 닮았지만 분명 털털하다. 큰 목소리로 거침없이 말하고 호탕하게 웃는 모습이 드라마 속 모습과는 사뭇 달라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새침한 언니’보단 ‘왕언니’에 가까운 느낌이랄까. 그에 대한 또 한 가지 기억은, 자신의 스태프를 살뜰히 챙긴다는 것이다.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하는 것은 물론 스태프가 건넨 사소한 농담에도 큰 소리로 웃으며 옆에 있는 사람의 흥을 돋운다. 한번 인연을 맺으면 오랫동안 함께하는 의리파라 긴 세월을 함께 지내면서 스태프들과는 둘도 없는 사이가 됐다.

그런 그가 배우로서 두 번째 전성기를 관통하는 중이다. 《SKY 캐슬》(2018~19)의 성공 이후 《삼시세끼 산촌편》(2019)과 《비밀의 숲》(2020)으로 이어지는 굵직한 TV 프로그램에 연이어 출연하면서 대중들에게 더욱 무게감 있는 배우로 안착했다. 친근한 모습도 더해져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 기세를 몰아 안방극장으로 돌아와 확장된 스펙트럼으로 물 오른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8월4일 첫 방송을 시작한 tvN 새 수목드라마 《더 로드: 1의 비극》(극본 윤희정/ 연출 김노원/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더 그레이트 쇼)은 폭우가 쏟아지던 밤 참혹하고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지고 침묵과 회피, 실타래처럼 얽힌 비밀이 기어코 또 다른 비극을 낳는 스토리를 그리는 미스터리 드라마다.

상대역 지진희는 과거의 사건을 속죄하기 위해 진실만을 보도하는 아나운서 백수현 역을 맡았다. 참담한 사건에 휩쓸리면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혼란에 빠지는 인물이다. 윤세아는 극 중 인기 미니어처 작가이자 백수현의 아내 서은수 역을 맡아 깊은 심연 속 감정들을 펼쳐낼 예정이다. 이 외에도 김혜은, 천호진, 안내상, 김성수 등 탄탄한 연기 내공을 지닌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윤희정 작가, 김노원 감독과 함께 주요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난달 가진 첫 대본 리딩 현장에서는 본편 못지않은 열연이 펼쳐졌다는 후문이다. 연기의 신들이 모두 모인 까닭에 시너지가 폭발한 셈이다. 《더 로드: 1의 비극》이 공개한 인터뷰와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윤세아를 만났다.

ⓒtvN 제공
ⓒtvN 제공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대본을 읽으면서 짜릿했다. 지진희, 김혜은의 존재감이 작품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였다. 꼭 해야만 하는 작품이었다.”

어렵다면 어려운 역할이다. 남편 백수현(지진희 분)과 아들 백연우가 전부인 서은수(윤세아 분)의 세상은 아들이 유괴당하는 참혹한 사건으로 인해 송두리째 흔들리는 비극적 캐릭터다.

“개인 윤세아와 극 중 서은수는 너무 다른 사람이라서 ‘과연 소화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서은수의 심연을 연기해낼 수 있을까, 표현할 수 있을까, 겁나기도 하고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더 열심히 연구하고 연기하고 있다. 또 다른 관점에선 이해하기 힘든 사람이라서 배우로선 더 도전해 보고 싶은 캐릭터였다. 시청자분들이 서은수라는 인물에게 공감해 주실 수 있을지 개인적으로 궁금하기도 하다.”

촬영 현장 분위기는 어떤가.

“지진희 선배, 혜은 언니, 김성수 선배 등 다른 작품에서 호흡을 맞춰봤던 분들이 있어 반갑고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드라마 자체의 분위기는 심각하고 무겁기도 하지만 선후배, 동료 배우분들과 즐겁게 찍고 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팀 복이 있다고 생각했다.”

남편 역할인 지진희와의 호흡은 어땠나.

“지진희 선배님과는 12년 전 작품에서 부부로 한 차례 만났었다. 그때는 제가 현장 분위기에 익숙할 때가 아니라 긴장도 하고 대선배라서 어려웠다. 나이를 먹고 다시 뵈니까 달라 보이더라.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든 분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줄 수 있는 분이다. 철철 넘치는 인간미를 느끼면서 재미있게 촬영하고 있다. 그때 길게 호흡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더 로드: 1의 비극》으로 만나게 돼 무척 반가웠다. 지진희 선배님은 제가 감정신을 하고 멍하게 있을 때 다독여주면서 다시 현장에 빨리 임하게 도움을 주신다. 저보다 더 힘드실 텐데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시고 계신다.”

 

지진희는 “2009년 영화 《평행이론》에서 윤세아를 만났다. 그때도 미스터리 스릴러였다. 다음에는 예쁜 멜로로 만났으면 좋겠다. 그때나 지금이나 타임머신을 타고 온 것처럼 변함없이 아름답고,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저를 부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출연하는 김혜은 역시 윤세아와 함께 작품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그는 “10년 전에 자매로 만났다.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사이다. 이번에 캐스팅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매처럼 보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현장에서 워낙 싹싹하고 유쾌한 사람이기 때문에 믿음이 갔다”고 했다.

ⓒtvN 제공
tvN 드라마 《더 로드: 1의 비극》의 한 장면ⓒtvN 제공

김혜은과도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재회한 소감은 어떤가.

“혜은 언니와 감정의 골이 깊은 역할이다. 대놓고 까불지는 못하고, 조용하게 속삭이듯 수다를 떨고 있다. 저희는 격의 없이 독한 수다를 나누는 사이다. 언니 덕에 많은 힘을 받고 의지하고 있다. 연기하면서 진심 어린 눈빛을 많이 본다. 그러면 저도 가슴이 떨린다. 그만큼 진정성 있는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부녀지간으로 천호진 배우와 호흡을 맞춘다.

“언젠가는 같이 작품을 하겠지 했는데, 고대했던 만남이 드디어 이뤄졌다. 천호진 선배님은 호랑이 같은 눈빛 속에 잔잔한 호수를 품고 있는 분이다. 단단하고 올곧지만 따뜻함이 있으셔서 개인적으로는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고 함께하는 순간이 감동의 연속이었다. 제가 연기를 더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시고 현장 분위기도 잘 이끌어주신다. 정말 멋있으시다. 천호진 선배님과 지진희 선배라는 어마어마한 불기둥 사이에서 저는 (연기하며) 재가 되는 느낌이었다.”

유독 재벌가 캐릭터와 인연이 많다.

“우연찮게 어마어마한 배경을 가진 집안의 딸 역할을 많이 했다. 기존에는 가업을 두고 선택하고 갈등한 역할이라면, 서은수는 물욕이 전혀 없다. 재산을 마다하고 내 가정과 남편, 아이를 위해 헌신하는 캐릭터다. 화목한 가정 안에서 따뜻함을 느끼는 다정한 사람이다.”

 

특유의 우아함과 품위 있는 분위기를 가진 윤세아가 소중한 가정을 잃을지도 모르는 비극을 마주한 서은수라는 캐릭터를 만나면서 그 이면에 또 어떤 감정을 이끌어낼지, 그의 새로운 얼굴이 기다려진다.

《더 로드: 1의 비극》 관전 포인트 3

#1 탄탄한 연기 내공을 가진 출연진 먼저 국민 앵커 백수현 역의 지진희, 백수현 아내 서은수 역의 윤세아, 심야뉴스 아나운서 차서영 역의 김혜은이 각 인물의 심연 깊은 곳을 들여다보며 입체적인 연기를 펼친다. 여기에 천호진이 서은수의 아버지이자 대한민국의 거대한 재벌가 제강그룹 회장 서기태 역으로 변신, 더 이상 친근한 ‘국민 아버지’가 아닌 묵직한 ‘악역’으로서 긴장감을 배가한다. 안내상(최남규 역), 김뢰하(황태섭 역), 백지원(권여진 역), 강경헌(배경숙 역), 김성수(심석훈 역), 특별출연의 이종혁(김석필 역), 손여은(이미도 역), 조달환(박성환 역) 등 연기 베테랑들이 총집합해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캐릭터들의 향연을 선사한다.

#2 흥미진진한 심리전 극 중 상위 1%만이 거주하는 ‘로얄 더 힐’ 사람들은 자신들이 우아한 성역이라 자부하지만 모두가 위선의 가면을 쓰고 있다. 신념 있는 저널리스트로 각광받는 백수현(지진희 분) 역시 그 이면에는 지난날의 과오로부터 속죄받기 위해 발버둥치는 죄의식이 자리한 터, 과연 다양한 이해관계로 엮인 인물들이 어떤 비밀과 죄악을 숨기고 있을지 궁금증을 자극한다. 이에 무엇이 거짓이고 진실인지 알 수 없는 의미심장하고도 치열한 심리전 속으로 시청자들을 초대한다.

#3 휘몰아칠 비극의 시작과 반전 1회부터 눈을 뗄 수 없는 속도감과 긴박함으로 전개된다. 거대한 정경유착 보도를 앞둔 백수현의 아들이 유괴되는 비극이 시작되면서 이와 얽힌 사람들이 용의선상에 오르고, 이를 파헤치는 백수현의 추리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미스터리를 낳는다. 이뿐만 아니라 매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새로운 종류의 짜릿함을 예고해 예측불가의 엔딩으로 모든 이를 충격으로 빠트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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