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4 대선캠프 대해부] 이재명 캠프, 文 용광로 선대위 닮았다 
  • 김종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21.08.07 10:00
  • 호수 1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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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을 ‘개방’으로…계파 초월로 확장성 노려
文 싱크탱크 이식…정책 차별화로 대세 굳히기
‘호남+친문’ 지지 확보가 숙제

변방과 비주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에게 늘 따라붙는 꼬리표다. 대선주자 이재명을 키운 8할은 결핍이다. 흙수저 소년공이 유력 대선후보가 된 정치역정의 원동력은 결핍에 지지 않는 힘에서 왔다. “역사는 기득권자가 아니라 아웃사이더와 민중이 만드는 것”이라던 그는 실제 변방에서 기득권 문법에 균열을 내며 여론을 움직여왔다. 파격적인 정책 제안과 전광석화처럼 발 빠른 조치, 뜨거운 이슈를 만들어내는 문제적 발언들은 대중의 눈과 귀를 여의도에서 수원(경기도청이 위치)으로 옮겨놨다. 그렇게 그는 ‘사이다’라는 훈장과도 같은 정치적 자산을 얻었고, 변방의 정치인에서 유력한 대선주자로 떠올랐다. 

위기는 기회다. 이 후보처럼 이 말이 잘 어울리는 정치인은 없다. 여권의 1위 주자가 됐지만 여전히 비주류라는 꼬리표를 달고 사는 그는 대선캠프 이름을 ‘열린 캠프’로 지었다. 그렇게 호남과 친문 지지라는 숙제에 이 후보는 계파와 지역을 초월한 ‘열린 캠프’라는 답을 냈다. 얼핏 과거 문재인 대통령이 꾸려낸 ‘용광로 선대위’를 닮았다. 캠프에 전진 배치된 인사 면면을 보면, 이 후보가 경선을 넘어 본선에서의 당내 통합까지 염두에 뒀다는 점이 엿보인다.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로서 여의도 정치에 자산이 적은 대선주자 이재명에게 비주류라는 결핍을 이겨내는 힘은 ‘개방’이다.

ⓒ연합뉴스

당내 최다 계파 구심점 내세워 확장성 꾀해 

이재명 캠프의 가장 큰 특징은 계파 초월이다. 캠프에는 민주당의 주류와 비주류가 고루 섞여 있다. 86세대 운동권 출신부터 친노와 친문, 박원순계 등까지 민주당의 다양한 색깔이 그대로 담겼다. 

캠프의 얼굴이자 캠프를 진두지휘하는 선거대책위원장만 봐도 그렇다. 우원식 선대위원장은 당내 최대 계파 중 하나로 평가받는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민평련)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4선의 중진 의원이다. 우 의원은 을지로위원회를 이끄는 등 개혁 성향의 의원으로 분류되는데, 계파색은 엷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평련에는 현역 의원 42명이 소속돼 있다. 최근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한 5선의 변재일 의원은 비주류 성향의 중진이다. 충북 최다선 의원인 변 의원은 향후 이 후보의 중원 공략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당내 최대 계파인 ‘더좋은미래(더미래)’를 이끄는 박원순계 핵심이었던 박홍근 의원이 비서실장을 맡으며 이재명 캠프의 한 축을 든든하게 세우고 있다. 더미래에는 51명의 민주당 의원이 활동하고 있다.

이 후보는 친노와 친문의 상징도 잡았다. 캠프를 총괄하는 조정식 의원이 큰 힘이다. 이 후보의 전국 지지 모임 ‘민주평화광장’ 공동 대표인 5선의 조 의원은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와 가깝다. 조 의원은 이해찬 대표 체제에서 정책위의장을 지냈다. 민주평화광장은 이 전 대표의 전국 조직인 ‘광장’을 확대 개편한 조직이다. 최근에는 지난 총선 당시 민주당 선거 전략을 총괄한 이근형 전 전략기획위원장도 캠프에 공식 합류했다. 이 전 위원장 역시 이해찬 전 대표의 측근 중 한 명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핵심 주류 세력인 친문은 자체 주자 없이 개별적으로 분화하는 모습인데, 이 후보로서는 친노·친문 그룹에서 상당한 상징성을 갖고 있는 이 전 대표가 물밑 지원하는 모습은 큰 힘이다. 최근에는 친문 지지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진성준·박주민·이재정·전용기 의원 등도 합류했다.

1위 주자다운 막강한 정책 자문그룹

이재명 캠프의 또 하나의 축은 정성호 의원을 좌장으로 한 측근 그룹과 성남시장 시절부터 이 후보를 보좌한 성남시·경기도 정무직 출신들이다. 이 후보의 측근 그룹은 의원들의 모임인 ‘7인회’가 토대다.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30년 넘게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정 의원을 중심으로 김영진·김병욱·임종성·문진석·이규민·김남국 의원이 원외에 있는 이 지사를 대신해 세 확장을 이끌었다. 캠프 비서실 부실장에 낙점된 정진상 경기도 정책실장은 재야 시절부터 이 후보와 함께한 복심(腹心)으로 꼽힌다. 

이재명 캠프의 자랑은 정책 파트다. 2017년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의 싱크탱크였던 ‘정책공간 국민성장’(국민성장) 주요 멤버들을 합류시켰다. 외교통일 분야에서 이 후보에게 자문 역할을 하는 문정인 전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 임동원·정세현·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등의 중량감은 막강하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3선의 윤후덕 의원은 정책 분야를 총괄한다. 이한주 경기연구원장은 정책 밑그림을 그리고 공약 수립에 나선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비서관을 지낸 초선 민형배 의원은 전략 파트를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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