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낙대전‘ 대리전…與 잠룡 부인들 잇단 ‘호남행’
  • 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21.08.0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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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희 일찌감치 호남 터 잡자 이재명·정세균 부인 가세
5일 김숙희·김혜경, 김홍빈 대장 조문…뜨거운 ‘내조 경쟁’
호남이 지지율 전체 판세에 영향…내조 경쟁 최종 성적표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이낙연 전 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배우자들 간 호남행 내조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정세균 전 총리 부인도 가세해 여권의 심장부 호남 민심 쟁탈전이 점입가경이다. 이들은 연일 찜통더위 속에서도 호남을 동서와 남북으로 가로지르며 문상 등 각기 다양한 활동으로 경선 승기를 잡기 위한 내조전을 펼치는 모습이다.

두 배우자는 5일 문상정치로 대리전을 치렀다. 이 전 대표의 아내 김숙희씨와 이 지사의 아내 김혜경씨는 이날 오후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 1층에 마련된 고(故) 김홍빈 대장의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두 사람은 1시간 30분의 간격을 두고 방문해 동선이 겹치지는 않았다.

8월 5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 부인 김숙희(오른족)씨가 산악인 김홍빈 대장을 참배하기 위해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에 마련된 분향소에 들어서고 있다. ⓒ시사저널 정성환
8월 5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 부인 김숙희(오른족)씨가 산악인 김홍빈 대장을 참배하기 위해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에 마련된 분향소에 들어서고 있다. ⓒ시사저널 정성환

김숙희씨는 이날 오후 1시께 분향소를 찾아 김 대장의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 뒤 분향소 내에 전시된 김홍빈 대장의 생전 모습을 살펴봤다. 김혜경씨는 이날 오후 2시 30분께 김 대장 분향소를 찾아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고 “기념관 건립이 돼 많은 사람들이 김홍빈 대장의 업적을 기억하면 좋겠다”고 전한 뒤 분향소를 떠났다. 

호남 민심을 잡아야 경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민주당 대권후보 부인들의 호남행도 부쩍 잦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호남에 일찌감치 터를 잡고 있는 이 전 대표의 아내 김숙희씨는 호남에 거의 상주하다시피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17년 대선 당시 호남특보를 자처하며 광주에 상주한 것과 비슷한 유형이다. 

김씨는 광주에서 9주째 낮은 자세로 서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매주 2∼3일씩 새벽부터 저녁까지 다양한 민심 밀착형 봉사활동으로 이 전 대표를 측면 지원하고 있다. 그는 주로 남광주시장 ‘새벽시장’과 대인동의 ‘천원 식당’에서 일손을 거들고 있으며, 재래시장과 장애인복지관, 노인건강타운, 어린이집, 요양원 등으로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최근 보육 문제와 관심을 갖고 보육 교사 등 보육 관계자들과 소통을 넓혀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숙희씨는 이날도 광주 동구 대인동 ‘천원 밥상’에서 배식 봉사활동을 한 뒤 김 대장의 분향소를 찾았다. 그는 가끔씩 호남 울타리를 넘어 영남과 충청지역에 대한 번개 방문으로 바닥 민심을 훑기도 한다. 16일 대구를 찾아 동화사 방문, 여성 CEO·민간어린이집 원장 등을 만나며 영남 지역 선거 지원을 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 부인 김혜경씨가 5일 오후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에 마련된 산악인 김홍빈 대장 분향소를 찾아 참배한 뒤 분향소 내에 전시된 김 대장의 생전 모습을 살펴보고 있다. ⓒ시사저널 정성환​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 부인 김혜경씨가 5일 오후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에 마련된 산악인 김홍빈 대장 분향소를 찾아 참배한 뒤 분향소 내에 전시된 김 대장의 생전 모습을 살펴보고 있다. ⓒ시사저널 정성환​

이재명 경기도지사 부인 김혜경씨 역시 잔뜩 몸을 사리던 초반 모습에서 탈피해 점차 방문 횟수를 늘려가며, 이 지사의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 그간 2018년 지방선거 때 “과거 문재인 대통령을 비방한 트위터 계정의 주인이 김씨”라는 공세로 곤욕을 치른 뒤 대외 행보를 자제해왔다. 이날 김혜경씨의 호남행은 네 번째다. 지난달 24∼25일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처음 찾은데 이어 29일부터 2박3일 간의 일정으로 다시 광주·전남을 다시 찾은 뒤 광주를 방문했다. 

앞서 지난달 15일에는 전남 목포시에 마련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장인 빈소를 이 지사 대신해 찾기도 했다. 한동안 대외활동을 자제해 온 김씨가 문상을 계기로 이 지사를 위한 공개적인 ‘내조’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다.

이들 배우자들은 전북으로까지 활동 반경을 넓히며 내조 경쟁을 펼치고 있다. 전주여고 출신으로 전북 순창이 고향인 김숙희씨는 6일 오전 익산을 찾았다. 김씨는 이날 오전부터 익산에서 배식 봉사를 한 뒤 오후에는 당심·민심을 잡기 위한 비공개 일정을 소화했다.

이 지사의 아내 김혜경씨도 이날 광주를 방문한 데 이어 곧바로 전주와 익산을 찾아 핵심 지지자와 청년·여성들을 두루 만나 민심을 청취했다. 김씨는 다음날에는 민주당 전북도당에서 도내 핵심 지지자에 이어 청년·여성위원회 소속 당원들과 간담회를 하며 물밑 지원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정세균 전 총리 부인 최혜경씨가 지난 8월 4일 정 후보의 광주·전남 싱크탱크인 국민시대 광주·전남본부를 찾아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균형사다리 광주·전남본부 제공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정세균 전 총리 부인 최혜경씨가 지난 8월 4일 정 후보의 광주·전남 싱크탱크인 국민시대 광주·전남본부를 찾아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균형사다리 광주·전남본부 제공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아내 최혜경씨도 호남행에 가세했다. 최씨는 지난 2일 광주를 찾아 2박3일 간 광폭 행보를 했다. 정 전 총리가 대선 도전을 공식화한 후 최씨가 광주에서의 행보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그는 좀체 얼굴을 비추지 않는 ‘그림자 내조’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남편이 6선 의원을 하는 동안 공식 활동보다는 봉사활동에 전념했다. 최혜경씨의 호남행은 두 이(李) 후보의 부인들이 경쟁적으로 민주당 경선 전략지역을 찾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씨는 캠프 관계자에게 방문 일정을 알리지 않은 채 노인과 여성 등 사회적 약자, 종교계, 소상공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민심을 챙겼다. 또 정 전 총리의 광주·전남 싱크탱크인 국민시대 광주·전남본부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은 데 이어 여성·청년들을 만나 정 후보 지지 운동에 대한 감사를 전하며 이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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