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신화'를 이룩한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대표팀의 기자회견 도중 진행자가 김연경 선수를 향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감사하다고 답변하라"는 뉘앙스의 발언을 해 논란에 휩싸였다.
김연경 선수를 비롯한 배구 대표팀은 9일 인천국제공항 귀국 기자회견을 통해 "배구를 많이 사랑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덕분에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게 된 것 같다"며 감사를 전했다. 이어 단체 사진 촬영까지 마치고 자리를 빠져나가는 김 선수에게 진행자는 "잠깐 남아 달라"고 말했다.
이후 진행자는 10여 분간 이어진 김 선수 단독 인터뷰에서 "포상금이 역대 최고로 준비돼 있는 거 알고 있나"라며 "많은 격려금이 쏟아지고 있다. 감사 말씀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 선수는 "포상금을 주셔서 저희가 기분이 너무 좋은 것 같다. 모두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답했다.
또 기자들의 질문이 모두 끝난 후 진행자는 김 선수에게 돌연 '문재인 대통령'을 언급하며 "우리 여자배구 선수들 활약상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께서 선수들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시면서 격려해주셨다. 그것에 대해 답변주셨나"라고 물었다. 이에 김 선수는 "제가 감히 대통령님한테 뭐…"라며 "그냥 너무 감사한 것 같고, 그렇게 봐주시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진행자는 재차 "오늘 (감사 인사를 전할) 기회, 자리가 왔다"라며 문 대통령을 향한 감사 인사를 다시 요구했다. 김 선수는 "지금 했지 않았나"라고 했지만 진행자는 "한 번 더"라고 강요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에 김 선수는 "감사하다"고 했고, 진행자는 "그렇죠"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기자회견과 관련해 일부 누리꾼들은 "안 그래도 피곤한 선수 붙잡아 놓고 포상금 얘기를 꺼내고, 또 문재인 대통령 얘기는 왜 시킨 것이냐"며 비난하는 반응이 쏟아졌다. 대한민국배구협회 게시판에도 기자회견과 관련해 "배구협회는 당장 사과하라", "첫 인터뷰가 포상금 감사 강요라니" 등 200개가 넘는 비난글이 게재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