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이 격려했는데…” 김연경에 소감 강요한 진행자
  • 변문우 디지털팀 기자 (sisa4@sisajournal.com)
  • 승인 2021.08.10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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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 김연경에 ‘文 감사 인사’ 재차 강요…포상금 질문도 비난받아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환영식에서 여자 배구대표팀 주장 김연경이 귀국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환영식에서 여자 배구대표팀 주장 김연경이 귀국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4강 신화'를 이룩한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대표팀의 기자회견 도중 진행자가 김연경 선수를 향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감사하다고 답변하라"는 뉘앙스의 발언을 해 논란에 휩싸였다.

김연경 선수를 비롯한 배구 대표팀은 9일 인천국제공항 귀국 기자회견을 통해 "배구를 많이 사랑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덕분에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게 된 것 같다"며 감사를 전했다. 이어 단체 사진 촬영까지 마치고 자리를 빠져나가는 김 선수에게 진행자는 "잠깐 남아 달라"고 말했다.

이후 진행자는 10여 분간 이어진 김 선수 단독 인터뷰에서 "포상금이 역대 최고로 준비돼 있는 거 알고 있나"라며 "많은 격려금이 쏟아지고 있다. 감사 말씀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 선수는 "포상금을 주셔서 저희가 기분이 너무 좋은 것 같다. 모두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답했다.

또 기자들의 질문이 모두 끝난 후 진행자는 김 선수에게 돌연 '문재인 대통령'을 언급하며 "우리 여자배구 선수들 활약상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께서 선수들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시면서 격려해주셨다. 그것에 대해 답변주셨나"라고 물었다. 이에 김 선수는 "제가 감히 대통령님한테 뭐…"라며 "그냥 너무 감사한 것 같고, 그렇게 봐주시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진행자는 재차 "오늘 (감사 인사를 전할) 기회, 자리가 왔다"라며 문 대통령을 향한 감사 인사를 다시 요구했다. 김 선수는 "지금 했지 않았나"라고 했지만 진행자는 "한 번 더"라고 강요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에 김 선수는 "감사하다"고 했고, 진행자는 "그렇죠"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기자회견과 관련해 일부 누리꾼들은 "안 그래도 피곤한 선수 붙잡아 놓고 포상금 얘기를 꺼내고, 또 문재인 대통령 얘기는 왜 시킨 것이냐"며 비난하는 반응이 쏟아졌다. 대한민국배구협회 게시판에도 기자회견과 관련해 "배구협회는 당장 사과하라", "첫 인터뷰가 포상금 감사 강요라니" 등 200개가 넘는 비난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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