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휴가 논란’ 진도군수의 코로나19 뒷북 호소문 빈축
  • 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21.08.13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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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군수 “방역수칙 준수에 적극 동참해 달라” 호소
주민들 “대안이나 대책은 없고, 면피용 원론적 내용뿐”
이틀간 10명 확진 진도 ‘발칵’…군수는 제주도 휴가 논란

전남 진도에서 코로나19 확산과 관련 지역사회가 발칵 뒤집힌 가운데 진도군수의 뒷북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초기에 확산세를 틀어막기 위해 내놓아야 할 대책과 대군민 호소문을 수십명의 코로나19 감염증 확진자가 속출하자 뒤늦게 들고 나왔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앞서 방역 컨트롤타워 책임자인 이동진 군수는 코로나19 감염증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시기에 가족과 함께 여름휴가차 제주도를 다녀 와 비난을 샀다. 이런 상황에서 발표한 ‘방역수칙 준수에 적극 동참해달라’는 원론적 수준의 호소문을 두고 군민들의 더욱 싸늘한 반응이 나온다. 

전남 진도에서 코로나19 확산과 관련 지역사회가 발칵 뒤집힌 가운데 진도군수의 뒷북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이동진 진도군수 ⓒ진도군
전남 진도에서 코로나19 확산과 관련 지역사회가 발칵 뒤집힌 가운데 진도군수의 뒷북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이동진 진도군수 ⓒ진도군

이동진 군수는 13일 ‘코로나19 지역확산에 따른 위기 극복을 위한 군민 호소문’라는 제목의 대군민 호소문을 냈다. 사적 모임 자제 등 방역수칙 준수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줄 것을 당부하는 내용이다. 우선이 군수의 호소문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발생한지 10여일만에, 그것도 확진자가 폭증한 뒤에서야 나온 조치여서 타이밍을 놓쳤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진도군 관내에서는 지난 4일 이후 32명의 코로나19 감염증 확진자가 잇달아 발생했다. 진도에서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은 지난 6월 9일 12번째 확진 이후 2개월 만이다. 지금도 확산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 12일과 13일 오전, 진도읍 주민 3명 다른 지역 거주자 1명 등 4명이 추가로 감염됐다.

이 군수는 호소문에서 “카페, 식당 등 시설 방문자와 사적 모임 등으로 전파되고 가족과 밀접접촉자 등으로 이어지면서 연쇄 감염이 계속되고 있다”며 “감염확산 차단을 위해 방역 동참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군수는 자가 격리자가 많이 발생한 것은 강화된 기준 탓이라고 했다. 그는 “자가격리자가 많이 발생한 것은 감염 속도가 빠르고, 전파 범위가 넓은 델타 변이바이러스의 특성을 감안, 밀접접촉자 분류기준을 대폭 강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군수는 “군민들은 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을 받았더라도 격리 여부가 안내될 때까지는 자가격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확진자 접촉자의 진단 검사 폭주로 검사 결과 안내와 접촉자 동선 파악 및 자가격리 결정 통지가 지연돼 혼란을 끼쳐 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코로나19 대응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를 두고 알맹이 없는 면피용 호소문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일부 주민들은 “대안이나 대책은 없고, 방역 수칙 잘 지키라는 원론적인 내용뿐이다”며 “의미 없는 메아리, ‘맹탕’ ‘뒷북 호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 군수의 호소문에 대해 주민들이 이토록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또 다른 이유는 그의 부적절한 처신과 겹쳐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급속히 번지는 상황에서 군정 책임자인 군수의 모습은 군내에서 보이지 않았다. 이 군수는 휴가철을 맞아 지난 3일부터 4일간 가족과 함께 제주도로 떠났다가 5일 밤에 돌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군수가 제주도에서 휴가를 즐기는 동안 4일, 지역 유명 카페 주인이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이후 6일 오전까지 총 10명이 확진됐다. 

하지만 최초 감염원은 미궁에 빠지고, 진도군이 확진자 동선 발표를 늦게 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은 커졌다. 이런 와중에 군수가 자리를 비우고 제주도로 휴가를 떠난 것이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은 커졌다. 이 군수는 소식을 접하고 휴가를 중단한 채 5일 복귀했지만, 여전히 여론은 냉담하다.

더구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관내를 벗어나 휴가지가 제주도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진도군의회는 9일 간담회를 갖고, 코로나 상황 속에서 제주도로 휴가를 떠난 이동진 군수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앞서 김영록 전남지사도 지난달 30일 도내 22개 시군 단체장들과 화상으로 긴급 방역대책 회의를 갖고 방역수칙 준수와 점검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진도군 관계자는 “군수가 중국에서 입국한 자녀를 만나기 위해 제주도를 찾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동진 군수가 휴가에 돌입하기 전에는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확진자 발생 후 진도군으로 서둘러 복귀해 자가격리 2일 후 방역 상황 등을 총괄, 대응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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