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백문백답] 박광온 “노무현 선출된 2002년 이후 가장 치열한 경선 될 것”
  • 김종일·구민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21.08.23 07:30
  • 호수 1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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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캠프의 전략통 박광온 총괄본부장
“이재명 후보 도덕성 문제 명확히 해소 안 되면 본선에서 치명적”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다. 여야 대권주자들의 이름이 하루에도 수백 번 우리의 눈과 귀를 잡아챈다. 정치권의 움직임은 기민해지고, 쏟아지는 메시지엔 날이 곤두서 있다. 확실한 승세를 잡기 위한 주자들의 레이스는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검증과 고민을 마치고 향후 5년을 이끌 지도자를 선택하기까지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약 200일. 대권주자들의 자격과 능력 등 다방면에 대한 ‘중간점검’이 한번쯤 필요한 시점이다.

시사저널은 여야 주요 대권주자를 상대로 100문100답 인터뷰를 요청했다. 대권주자 자신을 비롯해 그의 머리와 손발이 되는 핵심 참모와 관계자들에게도 질문을 던져, 후보에 대한 모든 궁금증과 정책, 살아온 과정 등을 다각도로 조명하고자 한다. 그 첫 대상으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를 집중 인터뷰했다. 이 후보를 비롯해 부인 김숙희씨, 대선캠프를 이끄는 박광온 총괄본부장, 정태호 정책본부장, 배재정 대변인, 그리고 이 후보의 그림자 염시진 수행비서 등에게 100개의 질문을 건넸다.

이낙연 캠프의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후보의 전 도민 재난지원금 논란에 대해 “지방자치라고 하지만 독선이자 비민주적이다. 옳지 않다. 서울, 인천, 충청, 강원, 호남, 영남, 제주 도민은 박탈감을 느낀다. 차별이자 갈등 유발”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낙연 민주당 대표 체제에서 사무총장으로 일했다. 

박광온 총괄본부장ⓒ시사저널 이종현

81. 캠프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은 상황에서 가장 큰 고민은. 

“이 후보는 대통령을 가장 잘할 수 있는 인물이다. 자세나 태도, 공약과 식견, 국제질서를 바라보는 안목 등 여러 면에서 타 후보들과는 비교되는 강점을 갖고 있다. 캠프는 대통령을 가장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이낙연 후보라고 국민께서 느끼실 수 있도록 잘 설명드려야 하는데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 국민과 확실한 신뢰를 구축할 수 있도록 캠프가 더 노력하겠다.”

82. 캠프 핵심 참모로서 후보의 강점과 약점을 꼽는다면. 

“강점은 세 가지다. 정직함과 안정감, 유능함이다. 단점은 완벽주의다. 이 후보는 대통령을 가장 잘할 수 있는 능력, 그에 걸맞은 안정감과 균형감을 갖췄다. 문재인 대통령도 참여정부 당시 5년 내내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국정 전반을 고민하고 판단하면서 ‘대통령 수업’을 다 받았다.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도 ‘대통령 연구를 수십 년 했고 많은 보고를 받았지만 청와대 들어가보니 대통령 하는 데 필요한 것의 10분의 1도 안 되더라’라는 고백을 했다. 2년7개월을 총리로 지내면서 대통령과 가장 많이 대화하고 국정 전반을 논의했다. 대통령 수업을 한 사람과 하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다. 내년 5월 시행착오 없이 대통령직을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이다.”

83. 이재명 후보의 대세론 전략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어느 후보도 대세론을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또 그런 생각을 한다면 오산이다. 이낙연 후보는 겸허하게 국민과 당원과 소통하면서 공감대를 넓혀 나갈 것이다. 국민은 후보들이 미래비전을 놓고 경쟁하길 바란다.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실천 가능한 공약, 내 삶을 지켜주는 정책을 꼼꼼하고 치밀하게 준비해 국민들께 발표해 나가겠다.”

84. 이재명 후보의 ‘전 도민 재난지원금’에 대한 입장은.

“재난지원금을 경기 도민에게 전액 지원한다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다. 88%에 해당하는 경기 도민들에게는 중앙정부에서 지원하고 나머지 상위 12% 도민들께도 지원하겠다는 것이 이재명 후보의 생각이다. 의회의 심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사안이다. 정부와 여당이 합의하고 여야가 합의하고 국회 심의를 거쳐 확정한 중요한 예산정책을 경기도만 인정하지 않고 따로 가겠다는 것은 지방자치라고 말하지만 독선이자 비민주적이다. 옳지 않다. 서울, 인천, 충청, 강원, 호남, 영남, 제주 도민은 박탈감을 느낀다. 차별이자 갈등 유발이다. 모두를 아우르는 대통령의 철학으로 부적합하다.”

85. 캠프는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을 어떻게 평가하나.

“지금 이재명 후보가 공약한 기본소득의 취지로는 양극화를 극복할 수 없다. 이낙연 후보가 TV 토론회에서 영화 《기생충》을 예로 쉽게 설명드렸다. 극 중 송강호 가족은 비가 오면 침수되는 반지하에 살고, 정원 있는 2층집에 사는 이선균 가족은 비가 오면 거실에서 비를 감상한다. 이런 두 가족에게 똑같이 한 달에 8만원을 지급하는 것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것인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이 만든 우리 민주당의 정신과도 완전히 배치된다.”

86. 이재명 후보가 지사직을 활용해 경선을 펼친다는 지적도 있다.

“경기도가 이재명 후보의 선거캠프 역할을 한다는 우려 섞인 문제 제기는 이렇게 공론화되기 전부터 쭉 있어왔다. 사실 과거엔 광역단체장들이 직접적으로 도정을 선거에 이용한다는 의혹을 받은 일은 별로 없었다. 그런데 이번엔 경기도 산하기관이나 유관기관들에 인사권 문제나 홍보비 지출 문제 등 여러 문제들이 있어 경기도정과 경기 도민의 세금이 선거운동에 활용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국민적 의구심이 있다. 이재명 후보는 경기지사직을 선거에 이용하고 있다는 의혹과 우려에 대해 겸허하게 답해야 한다.”

87. 이재명 후보가 지사직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보나.

“(이재명 후보는) 공직선거법에 공직 선거에 나설 공직자는 90일 전에 공직을 그만둬야 한다는 조항을 들어 90일 전에만 그만두면 된다는 논리를 펴는데, 그 조항을 잘못 해석한 것이다. 선거에 나가려거든 늦어도 석 달 전에 그만두라는 최소 기준을 말한 것을 거꾸로 해석하는 것이다. 이 조항을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그만두기 전에는 선거운동이 아닌 지사직에 충실하라는 뜻이다.”

88. 이재명 후보의 도덕성 논란에 대해 계속 문제 제기 중이다.

“후보자의 인성과 도덕성 문제가 본선에서 직접적으로 얼마만큼 영향을 미칠지 가늠해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 문제가 명확하게 해소되지 않으면 본선에서 매우 심각하고 치명적인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갖고 계신 국민이 많다.”

89. 지지율이 최근 반등하다 다시 주춤하는 모습이다.

“국민들께서 ‘누가 더 대통령을 잘할 수 있는가’ ‘누가 대통령에 적합한 인성과 품격, 능력을 갖고 있는가’ ‘누가 가장 민주당 정신에 부합하는가’ 등을 비교해 보시고 이낙연 후보에게 좀 더 마음을 실어주고 계신 것 같다. 일례로 이낙연 후보가 이재명 후보보다 본선 지지층 결집도가 10%포인트 이상 높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낙연 후보가 가진 태도와 내용 두 가지 모두 지금 거론되는 야당 후보들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다고 본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이 후보의 경쟁력은 올라갈 것이다.”

90. 지지율이 역전되는 골든크로스 시점은 언제가 될까.

“한동안 당 경선에서 TV토론이 없어지고 갑자기 네거티브 국면으로 전환됐다. 난데없이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표결 등의 이야기들이 나오면서 전체적으로 판이 변질됐다. 경선이 이전투구로 비치면서 국민 사이에 정치혐오를 일으켜 상승세를 견인하던 동력이 주춤했다. 이낙연 후보가 가장 큰 피해를 보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지지율이 상승할 때 일직선으로 올라가는 경우는 드물다. 약간의 기복과 굴곡을 거치면서 상승하는데 숫자보다는 추세가 가장 중요하다. 지지율 골든크로스 시점이 언제인지 정확히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노무현 후보가 선출된 2002년 이후 가장 치열한 민주당 경선이 될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91. 골든크로스의 핵심 변수는 무엇으로 보나.

“국민 눈높이에 맞는 개혁을 이뤄낼 후보가 누구인지, 민주주의를 계승·발전시킬 후보가 누구인지,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 안정적으로 검증에 임할 수 있는 후보는 누구인지, 이런 점들이 경선 결과에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러한 부분들을 감안하면 이낙연 후보가 가장 우위에 있다고 보고 있고, 국민들께서 이낙연 후보에게 지지를 모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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