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후보가 실언하지 않는 이유, 꼼꼼한 메모와 비상한 기억력”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다. 여야 대권주자들의 이름이 하루에도 수백 번 우리의 눈과 귀를 잡아챈다. 정치권의 움직임은 기민해지고, 쏟아지는 메시지엔 날이 곤두서 있다. 확실한 승세를 잡기 위한 주자들의 레이스는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검증과 고민을 마치고 향후 5년을 이끌 지도자를 선택하기까지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약 200일. 대권주자들의 자격과 능력 등 다방면에 대한 ‘중간점검’이 한번쯤 필요한 시점이다.
시사저널은 여야 주요 대권주자를 상대로 100문100답 인터뷰를 요청했다. 대권주자 자신을 비롯해 그의 머리와 손발이 되는 핵심 참모와 관계자들에게도 질문을 던져, 후보에 대한 모든 궁금증과 정책, 살아온 과정 등을 다각도로 조명하고자 한다. 그 첫 대상으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를 집중 인터뷰했다. 이 후보를 비롯해 부인 김숙희씨, 대선캠프를 이끄는 박광온 총괄본부장, 정태호 정책본부장, 배재정 대변인, 그리고 이 후보의 그림자 염시진 수행비서 등에게 100개의 질문을 건넸다.
대변인으로서 이낙연 후보의 ‘입’ 역할을 하고 있는 배재정 전 의원은 “이낙연 후보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책임을 질 수 있는 경험과 품격, 경륜을 갖고 있는 ‘준비된 후보’”라고 강조했다. 언론중재법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 내 법안이 통과돼야 국민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고 했다. 19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를 지낸 배 대변인은 이낙연 후보가 국무총리로 재직할 때 비서실장을 지냈다.
92. 이 후보가 대변인에게 가장 당부한 건 무엇인가.
“특별히 주문하신 건 없지만, 국민께 적확하게 설명하길 원하실 것 같다. 워낙 이 후보가 명대변인으로서 오래 역할을 하셔서 제 역할을 과연 하고 있는가 자주 돌아보게 된다.”
93. 이 후보는 말과 글을 유독 강조한다. 실언을 하지 않는 걸로 유명한데 비결은 뭔가. 또 메모를 늘 하는데 주로 무얼 적나.
“비결이라기보다는 성품 덕분 같다. 태도의 중요성을 늘 강조하신다. 특히 기억력이 비상하다. 그 기억력을 솔직히 쫓아가기 어렵다. 국민들의 목소리를 주로 메모하신다. 특히 정책으로 반영해야 할 부분, 고쳐야 할 부분들에 주목하시는 걸로 알고 있다.”
94. 이 후보의 메시지가 ‘고구마’라는 지적도 있다.
“많은 국민들께 ‘사이다 총리’라고 각인되었던 총리 시절의 대정부질문을 돌이켜보면 지금 시원시원한 느낌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꼭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 아마도 지금은 더 무거운 짐, 대선후보로서 가벼운 답변을 할 수 없다는 책임감이 어깨를 누르는 것이 아닐까 하고 이해하고 있다.”
95. 메시지를 내는 데 이견이 있을 땐 어떻게 조율하나.
“그동안 특별히 큰 이견이 있지 않았다. 이 후보도 캠프 참모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정책의 경우 이 후보 생각에 미흡한 부분이 있으면 보완 지시를 하는 경우는 종종 있다. 사소한 부분일 수 있는데 TV토론 때 안경 착용과 의상 스타일 변화 등은 젊은 실무자들의 의견이 어렵사리 반영된 결과다.”
96. 가장 기억에 남는 이 후보의 모습은.
“간담회 자리에 가실 때마다 행사 준비 자료의 자그마한 사진만 보고 참석자들의 이름을 외워 불러주신다. 늘 감탄하는 모습이다. 그런 성의에 참석자들이 많은 감동을 받곤 했다.”
97. 이 후보가 낸 메시지 중 가장 와 닿았던 말과 글은.
“‘재난재해는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다. 정부에 대한 신뢰는 재난재해, 그 자체로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재난재해를 잘 다스리면 국민의 정부에 대한 신뢰는 더 공고해질 수 있다’는 말씀을 깊이 새겼다. ‘지름길을 모르거든 큰길로 가라. 큰길도 모르겠거든 직진하라. 그것도 어렵거든 멈춰 서서 생각해 보라’는 말씀도 기억에 남는다.”
98. 이낙연의 ‘반전 모습’이 있다면.
“총리 시절 ‘막걸리 총리’로 유명했다. 막걸리 한잔하면서 사람들과 교류하는 게 거의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책으로 느껴졌다. 막걸리 한잔하실 땐 ‘아재 개그’를 엄청 투척한다. 한 가지 비밀은 늘 하는 유머도 마치 처음 하는 것처럼 생생하게 재연한다는 점이다. 놀라운 능력이다.”
99. 언론중재법에 대한 입장은.
“지금 논의되고 있는 언론중재법은 언론을 옥죄거나 언론 자유를 침해하기 위한 법이 아니다. 무책임하고 잘못된 보도로 인한 국민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이해하고 있다. 시민사회나 언론 관련 단체 등의 입장을 수용해 필요하다면 일부 보완할 수는 있다. 그러나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법안이 통과돼서 가짜뉴스 등으로 인한 국민의 피해를 방지해야 한다.”
100. ‘왜 이낙연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하나’라고 묻는다면.
“가까이에서 지켜본 후보는 ‘사적 욕심’이 없다. 기자, 국회의원, 도지사, 총리 등 모든 직책에서 자신의 100%를 쏟아 부으며 헌신하고 최선을 다하신 분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책임을 질 수 있는 경험과 품격, 경륜을 갖고 있는 ‘준비된 후보’다. 불안의 시대, 내 삶을 지켜주는 나라, 이낙연과 함께 만들어나가자고 말씀드리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