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대통령 “현금다발 들고 달아났다는 의혹은 거짓말”
  • 변문우 디지털팀 기자 (sisa4@sisajournal.com)
  • 승인 2021.08.19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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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혈사태 막으려 UAE 체류 중…아프간의 정의 위한 노력 계속할 것”
가니 아프가니스탄 전 대통령이 SNS에 올린 영상 메시지 ⓒ유튜브 캡처본
가니 아프가니스탄 전 대통령이 SNS에 올린 영상 메시지 ⓒ유튜브 캡처본

탈레반에 항복한 후 현금다발을 챙기고 국외 도피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아슈라프 가니(72) 아프가니스탄 전 대통령이 “해당 의혹은 거짓말이며, 자신은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 UAE에 체류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가니 대통령은 18일(현지 시각) SNS를 통해 공개한 영상 메시지에서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카불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대통령궁에 있을 때 탈레반이 카불까지 진입했다는 보고를 받았다. 탈레반은 카불을 점령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차분한 목소리로 입장을 전한 가니 대통령은 “(현금다발을 챙겨 달아났다는 것은) 근거 없는 주장이며 거짓말”이라고 일축하며 “아프간의 정의를 위한 노력을 계속할 수 있도록 귀국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여러 외신들은 정부 붕괴 당시 가니 전 대통령의 거취를 보도했다. 스푸트니크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주아프간 러시아대사관의 관계자는 “정부가 붕괴할 때 가니는 돈으로 가득한 차 4대와 함께 탈출했다”고 밝혔다.

모하마드 자히르 아그바르 주타지키스탄 아프간 대사도 기자회견을 통해 “가니가 도피할 당시 1억6900만 달러(약 1978억원)를 소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비스밀라 모하마디 아프가니스탄 국방장관 권한대행은 SNS를 통해 “가니 대통령 일행은 우리의 손을 묶고 놓고 국가를 팔아먹었다”고 비난을 쏟아냈다.

한편 UAE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가니 전 대통령과 그의 가족 일행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맞이했다고 밝혔다.

가니 전 대통령은 문화인류학자 출신으로, 세계은행에서 근무한 뒤 아프간 재무부 장관을 거쳐 2014년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아직 사임 의사를 밝히진 않았으나, 붕괴된 아프간 정부의 암룰라 살레 제1부통령은 가니 전 대통령이 해외로 도피했다면서 자신이 합법적인 대통령 대행이라고 전날 트위터를 통해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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