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 사퇴하며 정치권 저격…“중앙 정치인들 때문”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1.08.2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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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SNS 통해 자진사퇴 결정 밝혀…논란 일주일 만에 일단락
2019년 4월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작 VIP 시사회에 참석한 황교익 씨 ⓒ연합뉴스
2019년 4월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작 VIP 시사회에 참석한 황교익 씨 ⓒ연합뉴스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됐던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결국 자진 사퇴했다. 

황씨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자 자리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황씨 내정된 사실이 알려지며 '보은 인사' 논란이 정치권을 강타한 지 일주일 만이다.  

황씨는 "소모적 논쟁을 하며 공사 사장으로 근무를 한다는 것은 무리"라며 "이미 경기관광공사 직원들이 많은 피해를 입고 있는 듯하다.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되면 하고 싶은 일이 있었다. 신나게 일할 생각이었다"면서 "그러나 도저히 그럴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중앙의 정치인들이 만든 소란 때문"이라고 사퇴 책임을 정치권으로 돌렸다. 

자진 사퇴 요구를 일축해 온 황씨가 입장을 바꾼 것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황씨가 이낙연 캠프 측과 설전을 이어가며 갈등이 확산하자, 이 지사 캠프 내부에서도 황씨의 부적절한 언행을 질타하며 거취 정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황교익 리스크'로 인해 이 지사가 소모적 논쟁에 휘말려들면서 지지율 방어가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제기됐다. 야당도 공세에 가세해 이재명 책임론을 불 붙이면서 이 지사 측 고심은 더 커지던 상황이었다. 

황교익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자 유튜브 TV에 출연한 이재명 경기도지사 모습 ⓒ 유튜브 캡처
황교익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자 유튜브 TV에 출연한 이재명 경기도지사 모습 ⓒ 유튜브 캡처

황씨가 경기도 산하기관인 경기관광공사의 사장에 내정됐다는 사실은 지난 13일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즉각 '보은 인사' 논란이 일었다. 관광 분야 전문성이 부족한 황씨가 이 지사의 '형수 욕설 논란'과 관련해 이 지사를 두둔하는 발언을 한 것 때문에 발탁된 것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낙연 캠프의 신경민 상임부위원장이 지난 17일 황씨가 평소 일본 음식과 문화를 높이 평가해온 점을 거론하며 "일본 도쿄나 오사카 관광공사에 맞을 분"이라고 저격하면서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달았다. 황씨는 이낙연 전 대표 측이 자신에게 '친일 프레임'을 뒤집어 씌웠다며 강력 반발했고, 사퇴 가능성을 일축하며 "이낙연의 정치적 생명을 끊는 데에 집중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파문이 확산하자 이 전 대표는 "친일 문제를 거론한 것은 지나쳤다고 생각한다"며 직접 사과의 뜻을 전했다. 또 당의 원로인 이해찬 전 대표까지 나서 "마음이 많이 상했을 것"이라고 황씨를 위로하며 기류가 바뀌었다.

이에 황씨는 전날 SNS에 올린 글에서 "이낙연 전 대표에게 짐승, 정치생명, 연미복 등을 운운한 것은 지나쳤다"며 한 발 물러섰다. 또 "막말에 대한 사과와 함께 "민주당의 재집권을 위해 움직여야 하니 그 입장에서 고민해보고 있다. 내일 오전까지 입장을 정리해서 올리겠다"며 자진사퇴를 시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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