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대출 옥죄기’ 논란에 “금융권 전반 확산 가능성 적어”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1.08.2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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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우려 커지자 진화…“농협 중단 조치는 특수상황”
8월23일 서울 한 시중은행에 붙어있는 대출 광고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 연합뉴스
8월23일 서울 한 시중은행에 붙어있는 대출 광고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 연합뉴스

금융위원회가 대출 중단 움직임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할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진화에 나섰다. 금융위는 NH농협은행과 농협중앙회의 대출 중단 조치는 불가피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며 타은행에서는 적정 공급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23일 "NH농협은행·농협중앙회의 주택담보대출 등 취급 중단과 같은 조처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은 매우 작다"며 "대형 시중은행을 포함한 대다수 금융회사는 가계대출 자체 취급 목표치까지 여유가 많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신규 대출 취급 중단 등 극약처방을 내놓은 NH농협은행과 농협중앙회는 올해 가계대출 취급 목표치를 매우 크게 초과해 특별 조처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금융위는 "NH농협은행 자체 점검 결과, 증가세가 큰 주택구입용 대출 등의 한시적 취급 중단 조처 없이는 연중 목표치 준수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일부 상품 중단을 시행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NH농협은행은 오는 11월까지 신규 가계 담보대출을 중단하기로 했으며, 농협중앙회는 전국 농·축협의 집단대출을 일시 중단하고 60%인 대출자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낮추겠다는 계획을 금융위에 제출했다.

농협중앙회는 이와 함께 비(非)조합원 대상 대출 일부를 중단하겠다는 방안도 보고했지만 금융위는 조처가 미흡하고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보완을 요청했다. 농협중앙회는 이번 주 내로 추가 보완 계획을 제출할 계획이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라는 금융당국 요구를 받아온 NH농협은행이 오는 11월 말까지 신규 가계 담보대출 신청을 아예 받지 않기로 했다. 8월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오는 24일부터 11월30일까지 신규 가계 부동산담보대출 취급을 모두 중단한다. 23일까지 접수한 대출만 기존대로 심사해 실행할 예정이다. 사진은 8월20일 오후 서울 시내 NH농협은행 대출 창구 ⓒ 연합뉴스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라는 금융당국 요구를 받아온 NH농협은행이 오는 11월 말까지 신규 가계 담보대출 신청을 아예 받지 않기로 했다. 8월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오는 24일부터 11월30일까지 신규 가계 부동산담보대출 취급을 모두 중단한다. 23일까지 접수한 대출만 기존대로 심사해 실행할 예정이다. 사진은 8월20일 오후 서울 시내 NH농협은행 대출 창구 ⓒ 연합뉴스

NH농협은행과 달리 우리은행·SC제일은행의 일부 대출상품 중단은 자체적인 리스크 관리 기준에 따른 '공급 조절'로, 통상적인 리스크·한도 관리에 해당한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10월부터 전세대출을 재개할 예정이다. SC은행의 일부 주택담보대출 중단은 이용이 저조한 금리 산정 방식에 국한된 것이며 다른 방식을 적용한 주택담보대출은 계속되고 있다고 금융위는 전했다.

금융당국은 그러면서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빠르게 진행된 신용 팽창 추세가 앞으로도 지속된다면 민간 신용 공급 조절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금융위는 "최근 1년 반 동안 신용팽창기와 달리 앞으로 대출금리 인상, 우대금리 하향조정, 대출한도 축소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이어 "앞으로 가계부채 연착륙 도모 과정에서 실수요자 및 일반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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