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군 사령관, 美 바이든 겨냥 “우리는 배신당했다”
  • 변문우 디지털팀 기자 (sisa4@sisajournal.com)
  • 승인 2021.08.26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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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군이 싸울 의지 잃은 건 미국이 버렸기 때문…아프간 전쟁은 국제 전쟁”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의 사미 사다트 장군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의 사미 사다트 장군 ⓒ연합뉴스

탈레반에 붕괴된 아프가니스탄 특수부대 사령관이 미국을 간접 겨냥해 "우리는 정치와 대통령들로부터 배신당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아프간 남부 헬만드주에서 육군 부대를 지휘하던 중 카불 함락 직전 특수부대 사령관으로 임명된 사미 사다트 장군은 25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난 지쳤고, 좌절했고, 화가 난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다트 장군은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입장에 대해 "아프간 육군이 싸울 의지를 잃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미국 동맹으로부터 버려졌다는 느낌과 지난 몇 달간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서 드러난 무시가 점점 커졌기 때문"이라고 반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연설에서 아프간 철군과 관련해 "아프간군조차 자신을 위해 싸우려 하지 않는 전쟁에서 미군이 죽을 수도, 죽어서도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아프간군을 향해서도 정실 인사와 관료주의 등 문제에 대해 비난하며 "우리의 동맹들이 이미 싸움을 멈췄기 때문에 우리도 결국 중단하게 된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카불과 워싱턴의 정치적 분열이 아프간 육군을 목 졸랐다"고 부연했다.

사다트 장군은 '아프간군이 싸우려 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지난 20년간 전체 병력의 20%인 6만6000명이 전사했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평화협정 ▲군수지원과 정비지원 중단 ▲아프간 정부의 만연한 부패 등이 아프간군이 무너진 이유라고 설명했다. 2020년 2월 카타르 도하에서 체결된 미국과 탈레반의 협정으로 미군 철수가 기정사실화되면서 그전까지 별다른 승리를 거두지 못했던 탈레반이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계속 싸웠으나 바이든 대통령이 4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획을 고수하겠다고 확인하면서 모든 것이 내리막길로 치닫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또 군수업체들이 먼저 철수하면서 기술적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됐고, 이들 업체가 소프트웨어를 가져가 첨단 무기도 제대로 사용할 수 없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정치와 대통령들로부터 배신당했다"며 "아프간 전쟁은 국제 전쟁이다. 하나의 군대만으로는 임무를 완수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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