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나는 스가, 급등한 日증시…마지막까지 굴욕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1.09.0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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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 2% 상승…토픽스는 30년 만에 최고치
“새 총리 경제정책 기대감 반영된 결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5월5일 일본 총리공관 앞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긴급사태 발효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5월5일 일본 총리공관 앞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긴급사태 발효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3일 일본 증시가 급등세다. 스가 내각에서 지지부진했던 각종 개혁과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일본 도쿄증시 대표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이날 오후 2시5분 기준 전날 종가 대비 548.46포인트(1.92%) 올라 2만9091.97을 기록했다. 닛케이225 평균주가가 장중 2만900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6월28일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닛케이225 지수는 이날 오전 스가 총리 퇴임이 공식화되면서 상승폭을 점차 키웠고, 2% 넘게 오르기도 하는 등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전문가들은 총리 교체 등 일본의 대형 정치 이벤트 영향으로 닛케이 지수 3만 선 돌파가 가시화 될 것이라며 스가 퇴임이 투자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분석했다. 

같은 시각 토픽스 지수도 전날보다 30.46포인트(1.54%) 상승한 2014.03을 기록 중이다. 토픽스는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된 모든 종목을 대상으로 산출하는 지수다. 

토픽스 지수는 장중 한때 2017을 넘기며 1991년 4월 이후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증시가 일제히 반등한 것에 대해 스가 퇴임으로 인한 새 총리 선출과 이에 대한 경제 정책 기대감이 상승하면서 매수세가 몰렸다고 분석했다. 스가 체제에서 떨어졌던 경제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증시도 함께 랠리를 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5월4일 당시 일본 총리였던 아베(왼쪽)가 기자회견에서 현 총리인 스가 관방장관을 손짓으로 가리키고 있다.ⓒAP연합
지난해 5월4일 당시 일본 총리였던 아베(왼쪽)가 기자회견에서 현 총리인 스가 관방장관을 손짓으로 가리키고 있다.ⓒAP연합

스가 총리는 이날 오전 열린 자민당 임시 임원 회의에서 이번 총재 선거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스가 총리는 "취재진들에게 코로나19 대책에 전념하기 위해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일본은 국회의원이 행정수반인 총리(내각총리대신)를 뽑아 다수당(현재 자민당) 총재가 총리를 맡는 구조다. 이에 따라, 스가 총리는 이달 말 총재 임기 만료에 맞춰 취임 1년 만에 총리직에서 물러날 전망이다. 

스가 총리는 최근까지도 총리 연임 의사를 보였지만, 코로나19 대응 부실에 따른 신규 확진자 급증과 도쿄올림픽 강행으로 지지율이 30%대까지 급락하면서 사면초가에 빠졌다. 일본은 최근 한달 새 코로나19 확진자가 50만 명 넘게 폭증하는 등 폭발적인 감염세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자민당 내부에서조차 스가 체제로는 오는 10월 치러질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졌고, 결국 퇴진 압박을 받아오던 스가 총리는 연임을 포기했다. 

스가 총리는 지병을 이유로 자민당 총재 임기를 1년 남겨 놓고 작년 9월 물러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뒤를 이어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 뒤 총리가 됐다. 스가 내각은 지난해 출범 직후 70%가 넘는 지지율 고공행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스가 총리의 부족한 리더십과 국정 전반에서 실책이 계속되며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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