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의 새 명소…그림 같은 풍경 속에서 힐링·체험
  • 이상욱 영남본부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1.09.2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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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빙보트와 하늘 자전거의 결합…입곡군립공원의 진화

덥지도 춥지도 않아 체험 명소를 찾기에 안성맞춤인 계절 가을.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가 경남 함안군 산인면에 있는 입곡군립공원을 찾아보기로 했다. 단풍은 기본, 물과 하늘을 달리는 신나는 즐거움을 누린다. 그야말로 다이내믹하다. 

함안 입곡군립공원 무빙보트 ‘아라힐링카페’ ©함안군
함안 입곡군립공원 무빙보트 ‘아라힐링카페’ ©함안군

수면 위로 유유히 떠다니는 무빙보트 ‘아라힐링카페’ 

이곳의 주인공은 입곡저수지다. 일제강점기 때 농업용으로 만들어진 입곡저수지는 계곡물을 막아 만든 인공 저수지지만, 심산유곡의 풍치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입곡공원길 도로를 제외하곤 저수지 가장자리는 모두 자연 그대로다. 저수지는 적당히 오르내리는 둘레길로 빙 둘러있는 덕분에 여름 기운 남은 짙푸른 녹음 속으로 걷는 이들의 모습이 언뜻언뜻 보인다. 어림잡아 5~9m 깊이의 저수지는 산 그림자와 흰 구름 둥실 뜬 하늘을 담았다. 

그 고요함 속에 시선을 사로잡는 게 있다. 알록달록 지붕을 인 무빙보트다. 형형색색 보트 계류장은 산중 공원의 고요함에 화사한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무빙보트는 오늘 체험 목표물 중 하나다. 그 이름은 아라힐링카페. 화려한 조명에 싸여 시끌벅적 즐기는 도심 호수공원의 무빙보트와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계류장 건너편 소나무 숲에는 백로 한 마리가 고고하게 앉았다. 무빙보트가 떠 있는 곳과 소나무 숲 그림자 그윽한 저수지 건너편이 다른 세상 그림을 그리고 있다. 

구명조끼 착용 후 간단한 운전법을 듣고 보트에 오른다. 한 사람이 보트를 운전하면 나머지는 즐기기만 하면 된다. 가운데 고정 테이블은 간식과 음료 정도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크기. 계류장을 떠나자 물 위의 세계가 전개된다. 

고요함의 극치다. 섬유강화플라스틱 재질의 보트 몸체는 부드럽게 부딪히는 물결에 찰랑찰랑 맑은 소리를 낸다. 보트에는 블루투스 스피커가 설치돼 있지만, 음악이 따로 필요 없다. 왁자지껄하던 일행들이 입을 다물고 뱃전에 부딪치는 물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가볍게 부는 바람이 더없이 상쾌하다. 1회 승선 시간 30분이 수면 위로 유유히 흐른다. 무빙보트의 이름이 왜 아라힐링카페인지 수긍이 간다. 

부표로 표시된 운항 가능 구역은 3만9415㎡. 시속 3㎞의 보트 속도로 다 돌아보겠다는 생각은 안 하는 게 좋다. 승선 시간 30분은 머릿속을 비우고 멍하니 수면을 응시하는 물멍만으로 금세 가버린다. 간식에 차 한 잔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계류장으로 돌아가며 시선을 멀리 두면 저수지 위 하늘을 가로지르는 자전거가 눈길을 끈다. 진작에 타고 싶었던 하늘자전거, 아라힐링사이클이다. 

하늘자전거 아라힐링사이클 모습 ©함안군
하늘자전거 아라힐링사이클 모습 ©함안군

하늘을 달리는 자전거 ‘아라힐링사이클’

입곡군립공원의 하늘자전거, 아라힐링사이클은 따끈따끈한 신상이다. 지난 6월 개장해 코로나19 여파로 개장과 휴장을 번갈아 하면서 정말 운 좋은 사람만이 탑승에 성공했다. SNS로 소문이 퍼지면서 벼르고 벼르던 체험객들이 탑승 타워에 올랐다.

아라힐링보트 계류장을 내려다보는 탑승 타워 높이는 14m. 밑에서 볼 때는 만만했는데, 위에서 보니 후덜덜한 높이다. 안전장치를 찬 후 자전거에 오르자 운영진이 잘 가라고 등을 떠밀어준다. 그 순간 와락 물 위로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다. 

자전거는 저수지 양쪽 타워 사이에 걸린 와이어 위를 굴러간다. 탑승자의 다리 힘이 동력이다. 열심히 페달을 밟아 물 위를 건넌다. 편도 거리는 255m. 출발선에서 떨림은 저수지 한가운데를 달릴 즈음 상쾌함으로 변한다. 건너편 반환 타워에서 핸들을 틀어 되돌아올 때는 아쉬운 마음이 들 정도다. 짜릿하다. 

하늘자전거 탑승 시간은 약 10분. 4개 라인이 운영 중이라 동행과 동시 탑승도 가능하다. 수면에 비치는 자전거, 이런 때 아니면 언제 타볼 수 있을까. 연인과 함께라면 잊지 못할 추억 만들기로 도전해볼 만하다. 
  
아찔한 높이와 자체 생산 다리 힘 동력 때문에 자신이 없다면, 8m 높이에서 전동장치로 움직이는 스카이바이크를 타면 된다. 스카이바이크는 총 120kg 내에서 2명이 함께 탈 수 있다. 그래서 어린이 동반 체험객에게 인기다. 편안한 탑승감 덕분에 노약자도 도전해볼 수 있다. 둘 다 타본 사람들은 스카이바이크는 놀이기구라고 입을 모은다. 손 하나 댈 일이 없다. 반환 타워에서도 둥글게 반원을 그리며 돌아 나간다. 
 
하늘자전거에 앉아 멀리 떠 있는 아라힐링카페 무빙보트를 향해 ‘야호’를 외친다. 계곡을 울리는 ‘야호’ 소리가 수면에 부딪혀 되돌아온다. 무빙보트와 하늘자전거를 한자리서 즐길 수 있는 곳은 여기 ‘입곡군립공원’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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