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석증 내버려두면 합병증 키운다  [강재헌의 생생건강]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10.05 11:00
  • 호수 166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명치 통증 등 증상 있을 때 수술 또는 약물 투여로 치료해야

56세 남성이 갑작스러운 복통과 메스꺼움으로 응급실을 방문했다. 이 남성은 2년 전 건강검진에서 담낭에 돌이 있다는 결과를 들은 바 있다. 그는 2주 전과 1주 전에도 복통으로 응급실을 방문했으나, 약물 처방을 받고 귀가했다. 최근 응급 컴퓨터단층촬영 결과 담석이 동반된 급성 담낭염 진단으로 응급 담낭절제술을 받았다.

담낭은 간 바로 아래에 있는 주머니 모양의 작은 장기인데, 간에서 만들어지는 담즙을 모아 분비한다. 이 담즙은 소화를 돕는 기능을 하는데, 이 담즙 안에는 수명이 다된 적혈구를 분해해 생긴 빌리루빈과 콜레스테롤이 들어있고, 이들 물질이 담석을 형성할 수 있다. 

담석의 크기는 모래알 크기에서 수 cm에 이르기까지 다양한데, 이 담석이 담도를 막아 극심한 통증을 일으킬 때까지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담석에는 콜레스테롤 담석과 색소성 담석 두 가지가 있는데, 한국인은 과거에는 색소성 담석이 많았지만,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비만이 증가하면서 콜레스테롤 담석이 늘어나고 있다.
담석은 가족력, 40세 이상, 비만, 여성, 고지방 저식이섬유 식사, 운동 부족, 여성호르몬이나 피임약 복용, 당뇨병, 급격한 체중 감량 등으로 더 흔히 발생한다.

ⓒ시사저널 박정훈

설탕·탄수화물·동물성 지방 섭취 줄여야 

담석이 있더라도 대부분은 증상이 없다. 증상이 있는 경우 가장 특징적인 것은 명치와 오른쪽 배 위쪽에 발생하는 지속적이고 심한 통증이나 압박감이며, 오심과 구토가 동반된다. 발열이나 오한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합병증인 담낭염이나 담관염의 가능성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담석증은 진찰, 혈액검사, 복부 초음파로 진단하며 경우에 따라 컴퓨터단층촬영이나 내시경 초음파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담석이 있더라도 증상이 없다면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증상이 있는 담석은 통증이 재발할 확률이 높고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므로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수술 치료에는 개복 담낭 절제술과 복강경 담낭 절제술이 있다. 복강경 담낭 절제술은 수술 후 통증이 적고 입원 기간을 단축할 수 있으며, 수술 상처가 가볍고 회복이 빠르다. 담석이 담도에 있다면 수술 전이나 수술 중에 내시경 역행 췌담관 조영술로 담석을 찾아 제거해야 한다.

다른 질병이 동반되어 수술을 받기 어려운 경우에는 담석을 녹이는 경구용 담즙산을 투여하는데, 주로 콜레스테롤 담석으로 크기가 10mm 이하일 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수년간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흔하며, 한국인은 색소성 담석의 비율이 높아 치료 성공률이 낮은 편이다. 

매년 무증상 담석증 환자의 1~2%에게서 담관 통증이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담석이 담낭을 막아 담즙을 배출할 수 없을 때 급성 담낭염이 발생할 수 있고, 담석이 담관을 막으면 오한, 발열, 황달이 발생할 수 있다. 담관이 막혀 감염되면 급성 담관염이 발생해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 담석이 십이지장 유두부에 걸리면 급성 췌장염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므로 무증상 담석증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담석의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통증이나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진료를 받아야 한다.

담석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사를 하고, 설탕·과자·빵 등 정제 탄수화물이나 동물성 지방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 급격한 체중 감량을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하며, 담석증 고위험군이라면 피임약 복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