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영 상장 착수…‘3세 승계’ 가속화 전망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1.10.0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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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준비한 승계 물밑 작업, 빛 발하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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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올리브영이 상장 절차에 착수했다. 몸값은 2조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CJ올리브영이 상장할 경우 3세 경영 승계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최근 국내외 증권사에 상장 계획을 담은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냈다. 제안서는 오는 21일까지 받기로 했으며,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상장 주관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증시 입성 시기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로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이번 CJ올리브영의 상장을 CJ가(家) 승계 작업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현재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담당(부장)과 장녀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부사장)은 CJ올리브영 지분을 각각 11.09%와 4.26%를 보유하고 있다.

이선호·이경후 남매는 복잡한 과정을 통해 CJ올리브영 지분을 확보했다. 그 시작은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이던 CJ시스템즈(현 CJ올리브네트웍스)였다. 당초 이 회장(33.18%)과 CJ(주)(66.32%)가 지분을 100% 보유해온 CJ시스템즈는 내부거래율 80%를 상회하던 그룹 내 알짜회사였다.

이 회장은 2014년 12월 이 부장에게 CJ시스템즈 지분 15.91%를 증여했고, 이후 CJ시스템즈와 CJ올리브영을 합병시키면서 CJ올리브네트웍스가 설립됐다. 그 직후 CJ올리브네트웍스의 매출은 상승곡선을 그렸다. 이후 CJ올리브네트웍스는 사세를 확장해 나갔고 2019년 11월 헬스앤뷰티 사업부를 인적분할해 CJ올리브영이 탄생했다.

현재 CJ올리브영의 몸값은 2조원 전후로 예측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상장을 통해 CJ가 3세가 확보할 수 있는 현금은 약 3000억원 가량으로 예상된다. IB업계에서는 CJ가 남매가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CJ(주)의 지분을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CJ(주)가 CJ제일제당·CJ ENM·CJ CGV·CJ프레시웨이·CJ올리브네트웍스·CJ푸드빌 등 주요 계열사를, 이들 계열사가 다시 나머지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기 때문이다. CJ(주) 지분을 충분히 확보하면 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IB업계에서는 CJ올리브영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현재 각각 2.75%과 1.19% 수준에 불과한 이선호 부장과 이경호 부사장의 CJ(주) 지분율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별개로 CJ가 남매는 그동안 CJ(주) 지분 확대를 위한 작업을 벌여왔다, 이 부장과 이 부사장은 그동안 이 회장의 증여, 장내 매수, 주식배당 등을 통해 꾸준히 CJ(주) 신형우선주(CJ4우)를 확보해왔다. 그 결과 이 부장과 이 부사장은 현재 각각 104만9668주와 101만2290주를 쥐고 있다.

IB업계에서는 CJ 3세들은 CJ올리브영 상장 이후 CJ(주)의 신형우선주(CJ4우)를 보통주로 전환,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CJ4우는 발행 10년째인 오는 2029년 3월부터 보통주로 전환 가능하다. 지난달 30일 기준 CJ4우 주가는 8만1700원으로 보통주(9만8800원)의 82.6%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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