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직 대통령, 조문 가야되지 않겠나”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자택에서 숨을 거둔 가운데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조문 여부를 놓고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이 후보는 생각을 따로 말하겠다는 전제 속에서도 조문 생각이 없다고 밝힌 반면, 윤 후보는 조문 의사를 밝혔다.
이 후보는 23일 오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디지털 대전환 공약 발표 후 기자들이 전 전 대통령 조문 여부를 묻자 “처음 듣는 말이니 생각을 정리하고 따로 말씀드리도록 하겠다”며 “현재 상태로는 아직 조문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대통령 예우는 박탈당했으니까 우선 전두환씨(氏)가 맞다”고 호칭을 정정한 뒤 “전씨는 명백하게 확인된 것처럼 내란, 학살 사건의 주범”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하 수백 명의 사람을 살상했던, 자신의 사적 욕망을 위해 국가권력을 찬탈했던,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에 대해 마지막 순간까지도 국민에게 반성하고 사과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 앞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언제 갈지는 모르겠지만 전직 대통령이시니까 (조문을) 가야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윤 후보는 “돌아가신 분에 대해서는 삼가 조의를 표하고, 유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조의를 표했다.
윤 후보는 전 전 대통령이 5·18과 관련해 이렇다할 메시지를 남기지 않은 채 사망한 것에 대해선 “돌아가셨고, 상중이니까 정치적인 얘기를 그분하고 관련 지어서 얘기하는 건 시의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전 전 대통령의 장례를 국가장으로 치를지 여부에 관해서는 “정부가 유족의 뜻과 국민 정서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하지 않겠나”라며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한편 전 전 대통령은 앞서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 골수종을 진단받고 치료를 이어오던 중 이날 오전 8시40분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9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경찰 측 설명에 따르면 같은 날 오전 8시55분쯤 전 전 대통령이 자택 안의 화장실에서 쓰러졌다는 신고가 들어왔고, 경찰은 오전 9시12분쯤 그의 사망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 치하에서 중앙정보부 인사과장, 육군본부 수석부관, 제1공수특전단 단장, 제1사단장, 국군보안사령관을 역임한 바 있다. 이후 1979년 10월26일 박 전 대통령이 사망하자 12·12 쿠데타를 통해 정권 실세로 부상했다. 1980년 5월17일엔 비상계엄을 전국 단위로 확대한 후 다음날인 5월18일, 광주민주화운동에 참가한 시민들을 무력 진압했다. 전 전 대통령은 향후 41년간 5·18 광주민주화운동 무력 진압에 대해 이렇다할 입장을 밝히지 않아 비판 받아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