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 가겠다는 尹, 조문 생각 없다는 李 [전두환 사망]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1.11.2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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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전두환은 내란·학살 주범…조문 생각 없어”
윤석열 “전직 대통령, 조문 가야되지 않겠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7일 오전 천안함 유족 등을 면담하기 위해 당사에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7일 오전 천안함 유족 등을 면담하기 위해 당사에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자택에서 숨을 거둔 가운데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조문 여부를 놓고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이 후보는 생각을 따로 말하겠다는 전제 속에서도 조문 생각이 없다고 밝힌 반면, 윤 후보는 조문 의사를 밝혔다.

이 후보는 23일 오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디지털 대전환 공약 발표 후 기자들이 전 전 대통령 조문 여부를 묻자 “처음 듣는 말이니 생각을 정리하고 따로 말씀드리도록 하겠다”며 “현재 상태로는 아직 조문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대통령 예우는 박탈당했으니까 우선 전두환씨(氏)가 맞다”고 호칭을 정정한 뒤 “전씨는 명백하게 확인된 것처럼 내란, 학살 사건의 주범”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하 수백 명의 사람을 살상했던, 자신의 사적 욕망을 위해 국가권력을 찬탈했던,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에 대해 마지막 순간까지도 국민에게 반성하고 사과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 앞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언제 갈지는 모르겠지만 전직 대통령이시니까 (조문을) 가야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윤 후보는 “돌아가신 분에 대해서는 삼가 조의를 표하고, 유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조의를 표했다.

윤 후보는 전 전 대통령이 5·18과 관련해 이렇다할 메시지를 남기지 않은 채 사망한 것에 대해선 “돌아가셨고, 상중이니까 정치적인 얘기를 그분하고 관련 지어서 얘기하는 건 시의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전 전 대통령의 장례를 국가장으로 치를지 여부에 관해서는 “정부가 유족의 뜻과 국민 정서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하지 않겠나”라며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한편 전 전 대통령은 앞서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 골수종을 진단받고 치료를 이어오던 중 이날 오전 8시40분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9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경찰 측 설명에 따르면 같은 날 오전 8시55분쯤 전 전 대통령이 자택 안의 화장실에서 쓰러졌다는 신고가 들어왔고, 경찰은 오전 9시12분쯤 그의 사망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 치하에서 중앙정보부 인사과장, 육군본부 수석부관, 제1공수특전단 단장, 제1사단장, 국군보안사령관을 역임한 바 있다. 이후 1979년 10월26일 박 전 대통령이 사망하자 12·12 쿠데타를 통해 정권 실세로 부상했다. 1980년 5월17일엔 비상계엄을 전국 단위로 확대한 후 다음날인 5월18일, 광주민주화운동에 참가한 시민들을 무력 진압했다. 전 전 대통령은 향후 41년간 5·18 광주민주화운동 무력 진압에 대해 이렇다할 입장을 밝히지 않아 비판 받아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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