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시와 경제협력으로 도시 경쟁력 높이겠다”
  • 심충현 영남본부 기자 (sisa514@sisajournal.com)
  • 승인 2021.11.28 16:00
  • 호수 167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김대권 대구 수성구청장
“도시 정체성 확립이 구민 삶의 질 향상과 직결”

대구광역시 수성구는 ‘대구의 강남’으로 통한다. 대구 전역과 시외로 이동하기 편리한 교통, 명문 학군, 쇼핑·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인구도 줄어들어 침체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지난 3년 동안 다른 도시와 차별성을 가진 수성구만의 미래 행정 플랫폼을 완성해 이를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성구는 수성알파시티 롯데몰을 유치해 2000여 명의 일자리를 만든다. 자연과 어우러진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수성정원학교를 운영하고, 마을 꽃길을 조성하고 있다. 위기일수록 수성구의 정체성을 살리는 길이 구민들 삶의 질 향상과 직결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 자세한 내용을 듣기 위해 김 구청장을 11월19일 만났다. 

10월6일 수성구의 핵심 사업인 도시 정체성 구축의 일환으로 ‘수성구서체’ 기증식이 열렸다. ⓒ수성구청
10월6일 수성구의 핵심 사업인 도시 정체성 구축의 일환으로 ‘수성구서체’ 기증식이 열렸다.ⓒ수성구청

취임 초부터 수성구만의 도시 정체성 구축에 매진하겠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 공공시설물 등 도시 디자인 전체에 질서를 부여하고, 수성구만의 정체성을 담은 차별적 디자인을 확보하려 했다. 세부적으로 공공건축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공공디자인사업 추진 지침을 수립했다. 총괄건축가와 공공건축가를 운영하는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전체적인 공간 환경과 전략을 구상하고, 공공건축물 하나하나를 지역의 랜드마크로 조성하고 있다. 건축물뿐만 아니라 벤치·보호펜스·가로등·공중화장실 등 공공시설물에도 수성구만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반영하고 있다. 무엇보다 다른 도시와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올해 도시 브랜드 ‘With us suseong’을 새롭게 론칭했다.”       

도시 정체성 구축에 따른 성과가 도출됐나. 

“성과가 서서히 나오고 있다. 우선 수성구 전용 서체를 꼽을 수 있다. 이는 브랜드 고유의 목소리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서체 이름은 제목용 수성돋움체와 본문용 수성바탕체, 지역 대표 서예가 류영희 선생의 글씨를 기증받아 제작된 수성혜정체 등 총 3종이다. 한글 2350자, 영문 94자, KS약물 986자로 구성됐다. 대구에서는 처음으로 전용 서체를 개발해 한글날 무료 배포했다. 또한 2006년 개발된 도시 캐릭터 ‘물망이’ 디자인을 개선했고, 새로운 성격의 서브 캐릭터를 개발 중이다. 서브 캐릭터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망월지를 대표하는 새끼두꺼비가 선정됐다. 수성못 관광안내소를 도시 브랜드와 캐릭터 리뉴얼, 전용 서체를 접목한 관광기념품숍으로 리모델링해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수성구를 방문한 외국인이나 타 지역민들이 우리 도시를 기억하게 만들고, 다시 우리 도시를 방문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생태도시 건설에 집중했는데. 

“그렇다. 수성구는 ‘생각을 담는 길’ 사업을 펼치고 있다. 25개 저수지와 계곡, 금호강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활용해 자원과 사람이 공존하고 생태관광 수요를 창출하는 게 핵심이다. 우선 수성패밀리파크·매호천·고모동을 순환하는 금호강권 코스와 대구스타디움·청계사·진밭골·대덕지를 잇는 진밭골권 코스를 조성하고 있다. 수성구는 길과 저수지, 강, 명상센터를 연결해 사람들이 자기 삶을 다시 세우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문화예술 부문이 눈에 띈다. 

“수성구는 문화도시로서의 위상 정립을 위해 들안예술마을 조성과 문화예술벨트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대규모 개발이 어려운 노후 주택이나 원룸 등을 유일성을 지닌 예술촌으로 조성한 후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봄이 온 들안예술마을’을 대표 스토리로 선정했다. 예술창작촌 부지 6곳을 확보하고, 특색 있는 콘텐츠로 ‘생각을 담는 공간’을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인근 지자체인 경산시와 경제협력을 추진하고 있다는데.

“수성구와 경산시는 역사‧문화, 지리적으로 밀접한 하나의 생활권이다. 예로부터 경제·교통·교육 등 주민생활 전반을 깊이 공유한 덕분에 협력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수성구는 지역경계라는 기존 틀을 한발 넘어 급변하는 환경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경산시와 경제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양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 발전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구체적으로 소개하자면.

“수성구와 경산시 인접지역을 특구로 조성하고, 주요 국책사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에 건의해 대통령 공약사항으로 제안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월 양 도시 공동으로 추진한 연구용역을 통해 산업·교육·문화‧관광·SOC 등 전반에 대한 경제협력 기본구상(안)을 마련했다. 이어 지난 6월초 기본구상에서 제시된 상생과제의 효과적인 추진을 위한 협약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교육‧문화 교류, 화장장 및 보건소 이용 등 보건‧복지‧체육 인프라 상호 활용, 농특산물 소비협력 등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6월2일 대구 수성구와 경북 경산시의 경제협력사업 추진 업무협약이 체결됐다.ⓒ수성구청
6월2일 대구 수성구와 경북 경산시의 경제협력사업 추진 업무협약이 체결됐다.ⓒ수성구청

경산시와의 협력 성과는 현재 어느 정도인가.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농기계 임대사업 이용범위 확대는 이미 시행 중이고, 체납차량 번호판 합동 영치를 위해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또한 복지시설 인프라 상호 이용 협약을 체결해 2022년부터 고산노인복지관과 경산장애인종합복지관을 양 지역 주민들이 동일한 조건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도시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지자체 상생협력사업 롤모델 발굴을 위한 실천전략 연구용역을 지난 6월초 공동으로 발주했는데, 청사진이 나오면 실행계획을 수립해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 모든 구정 추진에서 주민들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할 텐데.

“당연한 말이다. 수성구는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시스템으로 ‘수미창조 포럼’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간담회 형태다. 이슈가 생기면 전문가와 구의원, 관련 부서 관계자, 주민 대표 등이 참여해 의견을 나눈다. 토론 과정을 거쳐 주민과의 마찰을 줄이고, 합의된 결론을 낸다. 주민과의 소통 과정을 거치면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지만, 오히려 사업 추진 속도가 훨씬 빨라진다. 최근 주민들이 바쁜 일상 탓에 이웃과의 소통은 멀어지고, 공동체 의식이 낮아지고 있다. 주민들의 사회성을 높이기 위해 수성구는 아파트를 신축할 때 문화센터나 교육센터 등 공유 공간을 많이 만들게 할 계획이다. 작은 마을 축제를 활성화하고, 주민 커뮤니티 공간도 확충하고 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