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MZ세대 잡은 이준석 승리 공식 여전히 유효…40대도 잡아야”
  • 이원석·김종일 기자 (lws@sisajournal.com)
  • 승인 2021.11.26 14:00
  • 호수 1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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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민의힘 선대위 총괄특보단장 권영세 의원 
“호남 지지율은 통합 정신…스펙트럼 넓은 정치 해야”

국민의힘 중진(4선)으로 최근 선거대책위원회 총괄특보단장에 임명된 권영세 의원은 “이번 대선에선 세대 문제가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6월 젊은 층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선출된 이준석 대표의 승리 방정식이 대선에서도 여전히 통할 것이란 의미다. 그는 국민의힘을 가장 외면하고 있는 40대를 ‘승리의 키’로 봤다. 권 의원은 “우리에게 가장 부정적인 세대이기도 한데 그렇다고 해서 절대 포기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후보는 스펙트럼이 넓은 정치를 하고 싶어 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선후보가 세대별 맞춤형 포석은 물론 중도층과 무당층을 겨냥한 행보를 보일 것이란 의미다. 윤 후보의 대학 선배이자 검찰 선배이기도 한 권 의원은 그의 정치 입문과 입당 과정에서 조력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사저널 이종현

11월25일 현재 ‘김종인-김병준-김한길’이란 이른바 ‘3김(金) 선대위 체제’가 쉽게 구축되지 못하고 있다. 

“얼른 상황이 풀려서 세 분이 함께 선거를 이끌어주실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결국 김종인 전 위원장이 합류하지 않는 형태로 갈 가능성도 있을까. 

“제일 좋은 형태는 김 전 위원장도 꼭 들어와서 통합형 선대위로 가는 것이다. 도저히 못 들어오신다고 하면 그분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지 않겠나. 그런 일이 없길 희망한다.”

윤 후보가 김병준 전 위원장과 김한길 전 대표를 상당히 공들여 모신 것엔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두 분과 철학도 맞았을 것이고, 무엇보다 윤 후보는 처음 정치 시작할 때부터 어느 한 이념적 성향만 보지 않고, 널리 중도를 포용할 수 있는 정치인이 되겠다는 얘길 해왔다. 그런 의미에서 다른 당에 계셨던 두 분을 포용하면 편향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봤을 것이다. 윤 후보가 스펙트럼이 넓은 정치를 하고 싶어 하는 듯하다.”

실제 윤 후보에 대한 호남 지지율이 심상치 않다. 20% 가까이 나오는 조사도 있다.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나.

“방금 얘기한 대로 김병준·김한길뿐 아니라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 김동철 전 의원 등을 영입한 중도 확장 노력이 통한 부분이 있다고 본다. 또 윤 후보가 정치 신인이란 점도 중요했을 것이다. 정치를 시작하면서 중도와의 통합, 특히 지역 통합에 대해 굉장히 관심을 기울였다는 점도 호남 유권자들의 기대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의 ‘전두환 평가 논란’도 있었는데. 

“그게 없었으면 호남에서 더 좋은 지지율이 나왔을 거라고 본다.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부분은 호남에 굉장히 아픈 부분 아닌가. 그걸 건드린 건 분명 잘못한 거다. 그러나 본인의 의도와는 달랐고, 그렇게 얘기를 한 것에 대해 잘못했다고 분명히 사과하고 광주를 방문하기도 하면서 어느 정도는 매듭이 지어진 것이라고 본다.”

윤 후보와 대학·검찰 선배로서 인연이 길다. 정치인 윤석열의 강점과 약점은 뭐라고 보나. 

“친화력이 큰 강점이다. 과거부터 선후배 가리지 않고 잘 어울렸다. 약점이라고 한다면 인정이 많은 거다. 정치인으로서 냉정할 땐 냉정해야 하는데 정이 참 많다. 하지만 검사로서 일할 땐 인정에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더 지켜봐야겠지만 정치인으로서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본다.” 

검찰이라는 수직적·권위적 조직에 평생 몸담았던 윤 후보가 국민이 원하는 수평적 리더십을 보일 수 있겠냐는 시각도 있다.

“동의하지 않는다. 윤석열이라는 인물은 검사의 전형이라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대화하고 소통하는 걸 좋아하고 즐긴다. 언론 인터뷰를 원래 1시간 예정이어도 2~3시간씩 할 때도 있다더라. 수직적 리더십이라고 하면 지시만 하고 상대 말은 안 듣는 건데 대화를 하려고 하는 윤 후보의 모습과는 다르다.”

대선 승리를 위해 본선에서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세대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후보는 행동에서나 말의 내용에서나 20·30·40대에 소구력이 있어야 한다. 정책도 그들을 타기팅한 정책들을 내놔야 한다. 또 이번 선거는 굉장히 혼탁할 가능성이 있다. 여당이 네거티브를 워낙 잘한다. 검찰과 공수처 등 사정기관에 자기 사람들을 앉혀놓고 있는데 그런 부분들에 잘 대처해야 한다.”

지난 6월 이준석 대표의 선출이 젊은 세대의 힘을 실감하게 한 단적인 사례였다. 그때의 승리 방정식이 대선에서도 통할 거라고 보는 건가. 

“유효하다고 본다. 근데 무엇보다 필요한 건 40대의 마음을 사는 일이다. 보통 2030으로 표현하며 40대는 뺀다. 우리에게 가장 부정적인 세대이기도 한데 그렇다고 해서 절대 포기하면 안 된다. 40대는 2030과 달리 대부분 결혼도 하고, 직업도 갖고,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세대다. 다른 어떤 세대보다도 주거·교육 등의 문제들이 현실적으로 다가와 있을 세대다. 또 노후 준비를 시작하는 나이이기도 한데 이러한 부분들을 해결해줄 수 있는 정책들을 앞으로 제시한다면 상당 부분 지지를 높일 수 있다.”

그런 흐름에서 선대위에 청년, 여성이 많이 들어가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공감한다. 최근 선대위 구성을 놓고 시끄러운데, 이런 말을 하고 싶다. 내부에서 어느 자리에 누가 가느냐보다 더 중요한 건 20·30·40대와 중도가 더 관심을 가질 인물을 외부에서 데려오는 것이다. 물론 김 전 위원장을 모셔오는 등의 문제도 고민해야 하지만, 멀티태스킹이 필요하다. 젊은 세대가 필요하고, 또 젊은 세대와 통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민주당은 최근 선대위를 가볍게 가져가면서 의원들의 ‘하방’을 외쳤다. 

“공갈협박해서 하방하라고 한다고 변화가 되겠나. 민주당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건 선대위 크기가 방대하냐 아니냐가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저는 선대위가 방대해서 문제가 생긴다고 보진 않는다. 그 조직의 의사결정 단위가 문제 있게 짜여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기존의 지역 조직이나 사무총장 산하의 조직들이 선대위와 겹쳐놓는다고 해서 안 돌아간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단순히 크기가 방대한 게 문제가 아니라 그 안에서 의사결정의 중요한 단위를 신속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만들면 문제들이 해결될 거다.”

홍준표 의원의 메시지가 연일 논란이다. 원팀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일반적으로 경선에서 진 후보가 본선에서 굉장히 열심히 돕는 경우가 드물다. 지금 민주당도 마찬가지 아닌가. 홍 의원이 여전히 대통령의 꿈을 버리지는 않은 걸로 알고 있다. 만에 하나 정권교체가 되지 않는다면 후보를 비판하고, 돕지 않았던 본인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아시는 분이시기에 결국엔 도우실 거라고 본다.”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가 연결돼 있다고 보나. 

“이번 대선에서 지면 지방선거 결과는 참혹할 것이다. 지난해 보궐선거 한 번을 빼놓고는 2016년 이후 몇 차례의 전국 선거에서 다 졌다. 2016년에도 당시 야당(민주당)이 분열한 상태에서 140석도 못 얻은 건 진 거나 마찬가지다. 이번 대선마저 진다면 어떻겠나. 특히 3개월 만에 지방선거가 치러지기에 대선과는 굉장히 동기화가 이뤄져 있는 선거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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