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위성락 “이재명 정부에선 ‘100대 전략물자’ 아닌 ‘1850개 종합검토’”
  • 김종일·이원석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21.11.30 10:00
  • 호수 1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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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독트린’ 만들 위성락 실용외교委 위원장

‘이재명 외교’는 한 마디로 하면 ‘실용’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선거대책위원회 조직 중 후보 직속기구로 ‘실용외교위원회’를 뒀다. 특별한 관심의 표현이자, ‘이재명 독트린’의 철학이 ‘실용외교’라는 열쇳말에 담길 것이라는 대외적 천명이다. 

이 후보는 실용외교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성락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주러시아 대사를 선임했다. 위 위원장은 외교부에서 36년간 북방외교·북핵 등 굵직한 사안들을 다루며 정세 판단과 전략 수립 능력을 쌓은 대표적 북핵·북미통으로 ‘베테랑 프로 외교관’이란 표현이 딱 어울린다. 이념과 진영에 휘둘리지 않고 냉정한 판단을 무기로 전략적 외교를 펼치기 때문이다.

위 위원장은 시사저널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최근 품귀 사태를 빚었던 요소수 대란과 관련해 “우리의 수입품목 중 단일국 수입 의존도가 90% 이상인 1850여개에 대해서는 전략적 종합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요소수 사태는 결과적으로 보면 공급망을 특정 국가와 지역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다주는 계기가 됐다”면서도 급변하는 글로벌 공급망 체제에서 우리가 선제적으로 논의에 참여해 국익을 위한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사저널 임준선
ⓒ시사저널 임준선

요소수 품귀 사태는 흔들리는 글로벌 가치사슬(GVC)의 한 단면을 보여줬다.

“맞다. 우리에게 좋은 사례는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공급망을 특정 국가와 지역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다주는 계기가 됐다. 제가 파악해보니 우리의 수입품목 중 단일국 수입 의존도가 90% 이상인 품목이 1850개 정도다. 요소수가 바로 그 중 하나다. 이런 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면 ‘100대 전략물자’ 정도가 아닌 1850개 전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것이다.”

경제안보 차원에서 공급망의 나비효과를 철저히 대비해야 할 텐데.

“또 하나 신경 쓸 게 있다. GVC와 관련해 벌어지는 새로운 역학구도의 변화가 있다. 중국은 중국대로, 미국은 미국대로 자국 중심주의 공급망을 전 세계에 깔고 있다. 미국은 인도·태평양지역에서 새로운 경제적 체제(Economic framework)를 만들려 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우리의 경제 활동, 특히 기업 활동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게 틀림없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껴 있는 우리는 더욱 더 잘 대처해야 한다.”

미·중 사이에서 활로를 찾는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이런 흐름 아래에서 진행되는 상황과 갈등을 회피하면 안 된다. 오히려 초기 논의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우리의 의견을 반영시켜야 한다. 만약 흐름의 방향이 우리가 받아들이기에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일부는 협조하고 일부는 완화해서 우리의 국익을 지키는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본다.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한 시기다.”

이 후보가 이런 국제적 감각이 있다고 보나.

“요소수 품귀 사태 때 이 후보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역시 남다르다’라고 느꼈다. 빠른 판단과 결단력 있는 행보를 보였다. 이 후보는 요소수 대란이 벌어지자 바로 주한 중국대사에게 전화를 해서 협조를 요청했다. 그래서 중국대사가 움직였고 실제 성과가 있었다. 중국정부가 기존의 계약분에 대한 수출 허가를 내줬다. 이후 중국대사의 예방을 받는 자리에 저도 배석을 했는데, 이 후보가 요소수 사태 부분을 재차 체크하더라. 요소수 수출 허가에 대한 다짐을 거듭 받는 동시에 추가적으로 수출 허가도 요청했다. 중국대사도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서로가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문제 있으면 협의해서 대처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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