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순자 대리사과’에 “사과인지 아닌지…국민 우롱”
  •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sisa3@sisajournal.com)
  • 승인 2021.11.2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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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 겨냥해 “수백 명 학살하고 평생 호의호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7일 전남 강진군 군동면 안풍 마을회관에서 열린 강진 농민들과 함께하는 국민반상회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7일 전남 강진군 군동면 안풍 마을회관에서 열린 강진 농민들과 함께하는 국민반상회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사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씨가 남편의 발인식에서 이른바 ‘대리 사과’를 한 것을 두고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서도 광주 시민과 국민을 우롱하는 발언이라고 생각된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27일 전남 강진에서 열린 국민반상회가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순자씨 얘기는 앞뒤를 보면 이게 사과하는 건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두환씨가 (한 행적 중) 제일 문제되는 부분은 재임 중 행위보다는 재임 과정에서 벌어진 소위 쿠데타와 학살 문제”라며 “자신의 개인적 목적을 위해서 사람을 수백 명씩 학살하고 국가 헌정질서를 파괴한 사람은 평생 호의호식하다가 천수까지 누리지 않았느냐”고 꼬집었다.

또한 “그 사람 때문에 반신불수가 돼 평생 고통 속에 산 사람은 극단적 선택을 했다. 같은 날 벌어지는 일인데 정말로 사과하는 마음이 눈꼽만큼이라도 있으면 광주 이광영 시민군에 대해서 한 마디라도 했을 것 같다”며 “찾아보지는 못할지언정 미안하다는 말이라도 했어야 되는 거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발언했다. 이광영씨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부상자를 구조하던 중 계엄군의 총에 맞아 하반신이 마비, 약 40년간 후유증에 시달려오다 지난 23일 오후 4시쯤 전남 강진군 군동면의 한 저수지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인물이다. 이씨의 사망일은 전 전 대통령의 사망 당일이었다.

이 후보는 “그 점으로 보면 역시 여전히 전두환씨가 생전에 취했던 태도처럼 ‘내가 뭘 잘못했냐’ ‘나는 그런 일이 없다’ ‘난 아무 잘못 없다’ 이런 태도인 것 같다”며 “전두환씨가 아니었으면 그들은 왜 죽었겠나. 그들은 왜 부상을 당해서 평생 장애인이 됐겠나”라고 반문했다.

한편 앞서 이순자씨는 같은 날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된 전 전 대통령의 발인에서 “남편의 재임 중 고통을 받고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남편을 대신해 사죄를 드리고 싶다”며 사과한 바 있다.

아울러 이씨는 “남편이 공직에서 물러난 후 참 많은 일을 겪었다”며 “그럴 때마다 (남편은) 모든 것이 자신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고 말하곤 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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