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중요시설’ 인천LNG 기지 보안망, ‘사제’ 드론에 뚫렸다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1.11.3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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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사전 허가 없이 비행
경찰, 드론 날렸다며 자수한 50대 수사 중
인천LNG 기지에 추락한 사제 드론 ⓒ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인천LNG 기지에 추락한 사제 드론 ⓒ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국가 중요시설 중 하나인 한국가스안전공사 인천LNG 기지에 추락한 사제 드론이 기지 내 주요 산업 및 항만 시설을 촬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LNG 기지는 우리나라에서 보안등급이 가장 높은 ‘가급’ 국가 중요시설로 분류돼 있는만큼 국가 중요시설 비행물체 관련 보안망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30일 인천 연수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전 9시35분쯤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한국가스안전공사 인천LNG 기지에서 추락한 채 발견된 드론이 추락 전 약 1분40초 분량의 영상을 촬영한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

해당 드론에 들어있던 메모리 카드에선 인천LNG 기지 내에 위치한 주요 산업시설 및 항만시설의 일부 모습이 상공에서 촬영된 영상이 나왔다. 영상의 촬영 시점은 추락한 드론이 발견되기 7일전인 13일 오후 2시26분쯤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가스공사 측은 한 근무자가 기지의 한 도로에서 직경 25cm의 드론을 발견하기 전까지 해당 드론의 비행 및 추락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당시 인천LNG 기지 보안담당자의 신고를 접수받고 현장으로 출동, 날개 4개와 카메가 1개가 달려있는 해당 드론을 확인했다.

해당 드론은 영상 촬영시 사전에 필요한 국방부 측의 허가 없이 비행했으며, 고유 식별 번호가 없는 사제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LNG 기지는 국내 최대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공급 시설로서, 우리나에서 보안등급이 가장 높은 ‘가급’ 국가 중요시설로 분류돼 있다. 그러나 이번 드론 촬영·추락 사건으로 미확인 비행물체 관련 감시·대응 체계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편 경찰 측은 지난 26일 ‘드론을 날렸다’면서 자수한 50대 A씨를 수사하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동호회 활동 중 드론을 날렸는데 바람이 많이 불어 추락한 것 같다”며 “인천LNG 기지를 촬영할 목적은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의 항공안전법 위반 관련 사항을 살펴본 후 서울항공청 측으로 사건을 이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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