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부산 주택가…넉 달 동안 길고양이 20마리 사체로 발견돼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1.12.0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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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가죽 벗겨지고 머리 골절…1월 토막 사체와 연관 가능성
동물단체 “사람에게도 어떤 짓 할지 몰라…제대로 수사해야”

부산의 한 주택가에서 길고양이 사체가 잔혹한 상태로 연달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사상구 주택가 길고양이 연쇄 죽음과 관련해 동물보호단체의 신고를 받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2일 밝혔다.

해당 사건을 경찰에 신고한 부산동물사랑길고양이보호연대에 따르면, 최초 목격자인 A씨는 부산 사상구 주례동의 주택가에서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줘오던 중 지난 8월부터 고양이들이 한 마리씩 사체로 발견된 정황을 목격했다. 지난 8월부터 11월까지 학대로 의심되는 죽음을 맞이한 고양이는 모두 20여 마리로 추정된다.

지난 11월에만 고양이 2마리가 살해됐다. 그 중 한 마리는 등 부위의 가죽이 사각형 모양으로 벗겨진 채로 발견됐다. 머리가 골절돼 죽은 고양이도 있었다. 동물단체 관계자는 “경찰 부검 결과 한 고양이는 머리가 골절돼 죽었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상처의 양상이 로드킬을 당하거나 어딘가에 부딪힌 것과 달라 흉기에 당했을 확률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A씨는 길고양이들이 밤에 추위를 피하기 위해 주택가 보일러실에 자주 들어가는데, 특정 집 보일러실 주변에 고양이 사체가 여럿 쌓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범행 장소가 올해 1월 토막 난 고양이 다리가 불에 그을린 채 발견된 곳과 같은 장소라, 해당 사건과의 연관성도 제기되고 있다. 당시 사건의 범인은 잡지 못했으나 한동안 이 주택가 인근에서는 고양이 학대·살해 사건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다 약 7개월 만에 같은 장소에서 또 고양이 사체가 발견된 것이다.

박혜경 부산동물사랑길고양이보호연대 대표는 “같은 곳에서 반복적으로 잔인한 학대 사건이 일어나 단순 범죄로 볼 수 없다”며 “솜방망이 수사가 아닌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질 수 있게 도와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힘없는 고양이에게 이토록 잔인한 짓을 하는 사람이라면 같은 사람에게도 어떤 짓을 할지 몰라 불안하다”며 “철저한 수사를 진행해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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