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동학개미’ 노리는 이재명‧윤석열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1.12.2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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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증권거래세 폐지” vs 李 “코스피 5000시대”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으로 발언권을 키운 국내 소액주주가 여야 대선캠프의 핵심 유권자로 부상한 모양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앞다퉈 소액주주 권익 보호 공약과 주식시장 활성화 대책을 공격적으로 내놓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연합뉴스

윤 후보는 27일 증권거래세 완전 폐지·공매도 개선 등을 골자로 한 개인 투자자 보호 공약을 발표했다. 윤 후보는 이날 당사에서 공약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 5명 중 1명이 주식시장에 참여하고 있지만, 기업 성장의 과실이 국민들께 제대로 돌아가지 못했다”며 “기업과 투자자가 함께 '윈윈'하는 선진 주식시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번 공약을 ‘1000만 개미투자자를 살리는 자본시장 선진화’로 명명했다. 공약에 따르면 보유 기간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적용하던 주식양도소득세율을 장기 투자자에 대해서는 우대 세율로 바꿔 적용한다. 또 신산업을 분할해 별도 회사를 상장하는 경우 모회사 주주에 신주인수권을 부여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하겠다고 윤 후보는 약속했다.

윤 후보는 공매도 개선책에 대해서는 “기관에 비해 과다한 담보비율 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주가 하락이 과도할 경우 자동으로 공매도가 금지되는 서킷 브레이커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 회계와 공시 투명성을 높이고, 미공개 정보이용·주가조작 등 증권범죄의 수사 및 처벌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개편하겠다고 공약했다.

윤 후보는 “주식시장은 기업과 직접 투자자뿐 아니라 국민연금을 포함한 각종 연기금·펀드 등을 통해 국민 모두의 노후 생활 수준을 결정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며 “자본시장을 공정하고 효율적인 시장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가 ‘각개 격파’식의 세분화된 공약을 내놨다면, 이 후보는 주식시장의 전체 파이(pie)를 키우겠다고 공언했다. 이른바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는 구상이다.

이 후보는 25일 방송된 경제전문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서 “우리 시장이 세계 자본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큰데 디스카운트(저평가) 정도가 너무 심하다”면서 “코스피 5000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25일 기준 코스피지수는 3009대에 머물러 있다.

이 후보는 코스피지수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을 거론하며 “17~18배 정도까지 가니까 50%만 (상승)해도 (지수가) 4000을 넘지 않냐는 것”이라며 “임기 내라고 딱 단정하기 그런데 제가 보기엔 충분히 그 정도 갈 수 있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국내 주식시장이 저평가된 이유에 대해서는 “투자했다가 혹시 나도 털리지 않을까, 소위 ‘개미핥기’에 당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라며 “주가조작 단속률이 매우 낮고 처벌도 너무 약하고 특히 (주가조작 주체가) 힘이 센 영역에서 벌어지면 사실 다 무마되고 이러다 보니 시장을 믿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공매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공매도 폐지는 하도 화가 나니까 하는 소리”라며 “사실 폐지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건스탠리 선진지수(MSCI)에 들어가야 뮤추얼펀드가 장기투자를 할 텐데 지금 이머징 마켓(신흥 시장)으로 분류되다 보니 장기투자가 안 들어온다”고 진단했다.

대선 국면을 맞은 주식시장에서 이른바 ‘이재명 테마주’가 들썩이는 데 대해선 “제가 권고하는데 절대 사지 마라”면서 “(종목에 대해) 알고는 있다. 그 인연들도 진짜 기가 차더라”라고 경계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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