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지어, 또 왜곡 논문 게재…“한국 여성, 강제로 징용된 것 아냐”
  • 유경민 디지털팀 기자 (wbql1214@naver.com)
  • 승인 2022.01.0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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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 입증하는 동시대 문서 없다”…하버드대 홈페이지에 논문 실려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 Harvard Law School 유튜브 영상 캡처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 Harvard Law School 유튜브 영상 캡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규정해 논란의 중심에 섰던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학 로스쿨 교수가 5일 “위안부 강제징용 사실을 입증하는 동시대의 문서가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램지어 교수는 이날 하버드대 로스쿨 홈페이지에 올린 논문 ‘태평양 전쟁의 성적 계약: 비평에 대한 답변’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논문은 자신을 향한 그동안의 비판을 재반박하는 형식으로 작성됐다.

램지어 교수는 해당 논문에서 “한국인 여성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총부리를 겨눈 일본군에 의해 (위안부로) 끌려갔다는 주장에 대해 답변하겠다”면서 “이 주장은 거짓”이라고 단정 지었다. 이어 “한국 여성들은 계획적인 일본군의 강요에 의해 강제로 위안소로 징용된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의 저술가이자 활동가인 요시다 세이지가 1983년 펴낸 책 《나의 전쟁범죄》가 위안부 강제징용의 사실상 유일한 근거였다는 주장을 폈다. 이 책은 요시다 본인이 제주도에서 직접 위안부를 연행한 경험담을 담은 수기다.

램지어 교수는 이 책을 언급하며 “기마부대가 한국인 여성을 총검으로 위협해 강간하고 위안소의 성 노예로 보냈다는 내용”이라며 “한국 여성 강제징용설을 제기한 1996년 유엔 보고서는 상당 부분 이 책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1945년 종전 후 35년 동안 (강제징용을 입증하는) 어떤 증거도 없었다. 1980년대 후반이 돼서야 일부 한국인 여성이 이를 주장하기 시작했을 뿐”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요시다의) 책을 계기로 한국 여성들이 과거와 달리 강제징용을 주장하기 시작했지만 요시다는 사망하기 전 자신의 책이 허구라고 밝혔다”며 “위안부 논란은 요시다의 ‘사기’로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램지어 교수는 “나를 비판하던 전문가 대부분이 일본·한국 출신이지만 이 책에 대해 알고 있으면서도 누구도 이 책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램지어 교수는 2020년 12월 위안부 강제 연행과 성노예 성격의 위안부 실체를 부정하는 논문을 국제 학술지 ‘국제법경제리뷰’(IRLE)에 실어 국제적 공분을 샀다.

램지어 교수는 문제의 논문에 대해 “논문의 핵심은 위안부 여성들이 왜 선불로 돈을 받았는지, 계약상 어떤 조건에 따라 여성들의 근로시간이 정해졌는지 등 계약에 관한 것”이라며 “하지만 나에게 제기된 비판은 이 같은 경제 분석을 겨냥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대부분의 비판은 논문의 핵심이던 ‘계약내용’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하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실제 계약서가 근거로 제시되지 않았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논문을 읽은 독자라면 내가 실제 계약서를 자료로 활용했다고 주장하지 않았던 것을 잘 알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내가 아는 한, 전쟁으로 인해 현재 남아 있는 계약서는 없다. 당시 논문에서 자료로 활용한 것은 정부 문건, 전쟁 회고록, 신문 광고, 위안소 회계 장부 등 주변 정보”였다고 설명했다. 

기존 연구나 도서를 부정확하게 인용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극소수 실수는 있었지만, (위안부) 계약 분석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했다.

이날 발표한 논문에서 램지어 교수는 ‘반일종족주의’의 공동 저자이자 일본 극우단체의 지원을 받아 논란이 됐던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의 지난해 연구를 인용하기도 했다. 위안부 피해자가 당시 일본군을 상대할 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발적으로 ‘계약’을 맺었다고 증언했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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