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하철역 앞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깜짝 인사 겸 소통에 나섰다. 이는 이준석 대표가 '연습문제'라는 표현으로 윤 후보 측에 제안한 일정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가 이 대표와 관계 회복을 시도했다는 평가다.
윤 후보는 6일 오전 7시30분경부터 서울 여의도역 앞 출근길에서 시민들과 약 1시간 동안 인사를 나눴다. 윤 후보는 먼저 "안녕하세요, 윤석열입니다. 시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고 인사를 건넸으며, 사진을 요청하는 시민들과는 함께 '셀카'를 찍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는 인사를 마치고 여의도역을 떠나며 "어제(5일) 선대본부 출범하는 걸 국민들께 말씀드렸는데, 오늘도 출근하는 길에 조금 일찍 나와서 시민들께 새해 인사를 드리는 게 맞지 않나 싶어서 나왔다"며 "아무래도 국민들과 소통을 많이 해야 하지 않겠나. 사무실 근처 지하철역에서 추운 날 바쁘게 일터로 가시는 분들 뵙는 게 좋겠다 해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하철역 시민 인사는 윤 후보가 이날 즉흥적인 결단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선대위 관계자는 "윤 후보가 어제 오늘 혼자 고민한 끝에 이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시민 인사에 나서기로 한 것으로 안다"며 "시민들 불편을 우려해 취재진에 알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하철역 시민 인사는 이 대표가 권영세 선대본부장에게 제안한 일정 중 하나다. 이 대표는 지난 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권 의원님께 연습문제를 드렸고, 연습문제를 어떻게 풀어주시느냐에 따라 앞으로 신뢰관계나 협력관계가 어느 정도 결합도를 가지고 이뤄질 수 있을지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한 바 있다.
하지만 당초 지하철역 시민 인사는 윤 후보가 5일 공지한 일정에서 제외돼, 이 대표는 이날 저녁 SNS를 통해 "저는 오늘 선거에 있어서 젊은 세대의 지지를 다시 움틔워 볼 수 있는 것들을 상식적인 선에서 소위 '연습문제'라고 표현한 제안을 했고, 그 제안은 방금 거부됐다. 3월9일 윤석열 후보의 당선을 기원하며 무운을 빈다. 당대표로서 당무에는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의 이날 행보가 이 대표의 마음을 확실히 돌려놓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대표 측은 이날 아침 통화에서도 "대표는 전혀 연락을 받은 바가 없고 전날 밤까지만 해도 윤 후보 측에서 해당 일정은 소화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했었다"며 "당황스럽다"고 전했다.
다만 이 대표는 이날 권 본부장의 사무총장 겸직안에 대해 우려를 표하던 중 막판 찬성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이 대표는 사무총장 임명안 자체의 상정을 거부하려 했으나, 윤 후보가 당무우선권을 기초로 임명을 강행하려 하자 찬성으로 선회했다. 이에 따라 권 본부장은 신임 사무총장에 만장일치로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