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역 ‘깜짝 인사’ 나선 尹…이준석 제안 수용
  • 변문우 디지털팀 기자 (qusansdn@gmail.com)
  • 승인 2022.01.06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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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측 “전날까지 소화 힘들다 했는데 당황스러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역 인근에서 시민들을 향해 새해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역 인근에서 시민들을 향해 새해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하철역 앞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깜짝 인사 겸 소통에 나섰다. 이는 이준석 대표가 '연습문제'라는 표현으로 윤 후보 측에 제안한 일정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가 이 대표와 관계 회복을 시도했다는 평가다.

윤 후보는 6일 오전 7시30분경부터 서울 여의도역 앞 출근길에서 시민들과 약 1시간 동안 인사를 나눴다. 윤 후보는 먼저 "안녕하세요, 윤석열입니다. 시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고 인사를 건넸으며, 사진을 요청하는 시민들과는 함께 '셀카'를 찍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는 인사를 마치고 여의도역을 떠나며 "어제(5일) 선대본부 출범하는 걸 국민들께 말씀드렸는데, 오늘도 출근하는 길에 조금 일찍 나와서 시민들께 새해 인사를 드리는 게 맞지 않나 싶어서 나왔다"며 "아무래도 국민들과 소통을 많이 해야 하지 않겠나. 사무실 근처 지하철역에서 추운 날 바쁘게 일터로 가시는 분들 뵙는 게 좋겠다 해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하철역 시민 인사는 윤 후보가 이날 즉흥적인 결단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선대위 관계자는 "윤 후보가 어제 오늘 혼자 고민한 끝에 이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시민 인사에 나서기로 한 것으로 안다"며 "시민들 불편을 우려해 취재진에 알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지하철역 시민 인사는 이 대표가 권영세 선대본부장에게 제안한 일정 중 하나다. 이 대표는 지난 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권 의원님께 연습문제를 드렸고, 연습문제를 어떻게 풀어주시느냐에 따라 앞으로 신뢰관계나 협력관계가 어느 정도 결합도를 가지고 이뤄질 수 있을지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한 바 있다.

하지만 당초 지하철역 시민 인사는 윤 후보가 5일 공지한 일정에서 제외돼, 이 대표는 이날 저녁 SNS를 통해 "저는 오늘 선거에 있어서 젊은 세대의 지지를 다시 움틔워 볼 수 있는 것들을 상식적인 선에서 소위 '연습문제'라고 표현한 제안을 했고, 그 제안은 방금 거부됐다. 3월9일 윤석열 후보의 당선을 기원하며 무운을 빈다. 당대표로서 당무에는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의 이날 행보가 이 대표의 마음을 확실히 돌려놓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대표 측은 이날 아침 통화에서도 "대표는 전혀 연락을 받은 바가 없고 전날 밤까지만 해도 윤 후보 측에서 해당 일정은 소화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했었다"며 "당황스럽다"고 전했다.

다만 이 대표는 이날 권 본부장의 사무총장 겸직안에 대해 우려를 표하던 중 막판 찬성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이 대표는 사무총장 임명안 자체의 상정을 거부하려 했으나, 윤 후보가 당무우선권을 기초로 임명을 강행하려 하자 찬성으로 선회했다. 이에 따라 권 본부장은 신임 사무총장에 만장일치로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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