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지층 뭉치는데…‘親朴’에 맞고 단일화에 흔들리는 윤석열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02.1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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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朴 “尹=적폐” 공격…단일화 두고는 ‘자강론’vs‘통합파’ 충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에서 방송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에서 방송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집안 다툼’에 시름하고 있다. 보수의 한 축인 ‘친박(親朴)’ 진영이 연일 윤 후보를 ‘적폐’로 규정하고 비판하면서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 방법 등을 두고 당 내부에서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윤 후보의 ‘적폐 수사’ 발언 이후 여권이 빠르게 결집하는 가운데 보수 진영에 미세한 균열이 일자 윤 후보의 고민도 더 깊어지는 모양새다.

‘친박계’ 좌장인 조원진 우리공화당 후보는 14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우리는 (윤 후보를) 보수 후보로 안 본다”면서 “윤석열 후보도 적폐 중에 하나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조 후보는 “박 전 대통령도 윤석열 후보에 대한 감정이 그렇게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로서는 친박 진영의 ‘총질’이 뼈아픈 상황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빙의 경쟁을 펼치는 상황에서 자칫 ‘보수 분열’이 일어날 수 있어서다. 실제 지난 4일 ‘박근혜 서포터즈 중앙회’ 등 보수진영 애국 단체 일부 회원들이 ‘이재명 지지 선언’을 하기도 했다. 만약 조 후보 주장대로 박 전 대통령이 윤 후보 지지 선언을 회피할 경우 보수의 텃밭인 TK(대구‧경북) 민심도 흔들릴 수 있다.

TK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한 의원은 “조 후보가 박 전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히 알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일종의 ‘박근혜 마케팅’을 펴는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조 후보가 윤 후보를 흔드는 건 결국 ‘남 좋은 일’ 하는 것이다. 조 후보가 정말 정권교체를 위한다면 더 이상의 내부총질은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야권 일각에서는 ‘단일화’가 보수 진영 분열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제안한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를 두고 국민의힘 내 이견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조사를 반대하는 ‘자강파’의 기세가 압도적이긴 하지만 단일화 결렬에 반대하는 ‘통합파’가 이견을 제시하고 있다. 당내 통합파는 윤 후보와 이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박빙이란 점을 단일화 필요성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난 7일 이용호 국민의힘 정권교체동행위원회 대외협력본부장은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더 (크게) 이기기 위해 (단일화를) 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4선의 윤상현 의원도 지난 3일 보도자료를 내고 야권 후보 단일화를 촉구했다. 반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4일 YTN 《뉴스Q》에 출연해 “단일화 없이도 윤 후보가 이길 수 있다고 본다”며 “안 후보는 선거를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탈출로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초 상승세를 보이던 야권이 분열 양상을 보이고 여권은 결집하면서 대선 결과도 예측이 어려워졌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범여권 지지자 중에 이 후보를 중심으로 뭉친 비율은 70% 밖에 안된다. 윤 후보 같은 경우 야권 지지층 가운데 거의 90%가 결집했다”며 “(윤 후보의) 정치보복 선언에 범여권 지지자가 다 결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1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후보는 43.5%, 이 후보는 40.4%를 각각 기록했다. 후보 간 격차는 3.1% 포인트로, 오차범위 내다. 6.2%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던 같은 기관의 지난주 조사(2월 4∼5일) 때보다 줄었다. 이 후보는 2%포인트 상승한 반면 윤 후보는 1.1%포인트 하락했다.

KSOI 조사는 TBS 의뢰로 지난 11∼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다.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 면접조사(무선 100%)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8.5%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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