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텔레콤 회장 맡아 AI 사업 구원투수되나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2.02.2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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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략 태스크포스(TF) ‘아폴로’ 진두지휘 예상
최태원 SK그룹 회장 ⓒ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핵심 계열사인 SK텔레콤 회장을 맡는다. 미래 먹거리인 인공지능(AI) 사업을 직접 챙기기 위한 결정이다.

21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최근 그룹 핵심 경영진을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SK텔레콤 미등기·비상근·무보수 회장을 겸직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최 회장은 SK 대표이사 회장과 SK텔레콤 회장을 겸직하게 된다.

최 회장이 회장에 오른 이후에도 SK텔레콤 전반의 경영은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을 중심으로 한 현 경영진에서 담당한다. 최 회장이 미등기 회장인 만큼 주요 의사결정도 김용학 SK텔레콤 이사회 의장을 비롯한 이사회에서 이뤄졌다.

최 회장이 SK텔레콤 회장직을 맡은 건 SK텔레콤을 ‘글로벌 AI 컴퍼니’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다. 최 회장은 이날 SK텔레콤 사내게시판에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혁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며 도전을 위한 기회와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며 “SK텔레콤의 도전에 함께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그동안 AI 사업에 대한 의지를 밝혀왔다. 2019년 8월 SK이천포럼에서 “AI와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등 혁신 기술을 활용하지 못하면 SK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2020년 6월 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의 확대경영회의에서는 “AI 등 신사업을 우리의 성장동력으로 인정받기 위해 적극 나서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SK그룹은 그동안 AI 사업 진출에 노력을 기울였다. 이를 위해 2020년 9월 SK하이닉스가 투자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AI 전문 연구개발(R&D) 기업 가우스랩스를 출범시켰다. 올해 1월에는 SK스퀘어와 SK텔레콤, SK하이닉스로 구성된 ‘SK ICT 연합’이 공동 투자해 미국에 AI 반도체 법인 사피온을 설립하기도 했다.

그러나 SK텔레콤은 국내외 AI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SK텔레콤은 최 회장이 AI 사업을 가속화하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은 자신이 가진 비전과 풍부한 글로벌 네트워크, 강한 추진력을 활용해 SK텔레콤의 역량을 한데 모아 실제 혁신을 이뤄나가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SK텔레콤 내부조직인 아폴로를 진두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폴로는 지난해 5월 최 회장 주도로 출범시킨 AI 전략 태스크포스(TF)다. SK텔레콤 회장으로서 최 회장 업무 초점은 우선 기존에 추진 중이던 사업 및 서비스가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하는 데 맞춰질 전망이다. AI 비서 ‘아폴로(가칭)’와 스마트폰에 캐릭터 아바타를 창조해 AI 비서처럼 사용하는 서비스 ‘아이버스(AI+메타버스)’가 대표적이다.

한편, 최 회장은 그동안 그룹의 투자형 지주회사인 SK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이사회에 참여하며 그룹 전반의 굵직한 의사결정을 해왔다.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에서는 미등기 회장을 맡고 있으며, 보수는 SK와 SK하이닉스로부터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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