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 ‘작은 풍선’ 뇌동맥류…정기건강검진이 최고의 예방”
  • 이정용 인천본부 기자 (teemo@sisajournal.com)
  • 승인 2022.02.2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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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병원 김명진 신경외과 교수 “뚜렷한 원인 밝혀지지 않아”
“위험인자는 가족력·흡연·고혈압…정기 관찰 통해 수술 조율”

뇌동맥은 심장에서 뇌로 들어가는 혈액의 통로다. 뇌동맥의 일부 혈관이 약해지면 혈관 외벽에 10㎜ 크기의 작은 풍선이 생긴다. 이 작은 풍선을 ‘뇌동맥류’라고 일컫는다.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뇌지주막하출혈(뇌출혈)로 이어질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뇌동맥류는 위험한 질환이지만, 파열되기 이전까지 딱히 전조 증상이 없다. 일부 뇌동맥류 환자들이 두통을 호소하는 정도다. 현재까지 뇌동맥류의 원인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가족력이나 흡연, 고혈압 등이 위험인자로 꼽힌다. 

뇌동맥류는 파열되기 이전에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해 예방하는 것이 최고의 치료법이다. 가천대 길병원의 김명진 신경외과 교수는 “모든 뇌동맥류가 파열되는 것은 아니다”며 “두려워하지 말고 ‘예방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천대 길병원 김명진 신경외과 교수가 뇌동맥류를 설명하고 있다. ⓒ 이정용 기자
가천대 길병원 김명진 신경외과 교수가 뇌동맥류를 설명하고 있다. ⓒ 인천본부 이정용 기자

뇌동맥류의 원인은 무엇인가.

“현재까지 완전하게 밝혀진 원인은 없다. 건강한 사람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가족력과 흡연, 고혈압, 다낭성신장질환, 결체조직질환, 대동맥의 선천성 이상 등이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직계가족 중에서 뇌동맥류나 뇌출혈 환자가 있었다면, 기저질환의 유무와 상관없이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으면서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좋다.”

뚜렷하게 나타나는 증상이 있나. 

“파열되지 않은 뇌동맥류는 증상이 없다. 파열되기 전까지 증상을 느끼기 어렵다. 자기공명영상 촬영과 혈관단층 촬영, 뇌혈관 조영술, 건강검진 등을 통해 발견되는 사례가 많다. 지속적으로 두통을 겪는 환자들이 건강검진을 받는 과정에서 뇌동맥류 진단을 받기도 한다. 일부 환자들은 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 같다는 두통을 호소해 응급실을 찾기도 한다. 이런 환자는 뇌동맥류의 크기가 커서 신경을 압박하는 경우일 수도 있다. 그러나 두통이 뇌동맥류의 전조증상은 아니다. 매우 드문 일이다.”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어떻게 되나.

“뇌혈관 질환은 사망률이 높다. 뇌출혈을 일으키는 흔한 원인 중 하나가 뇌동맥류다. 뇌동맥류가 터지면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치료 후에도 마비나 감각이상, 시야장애, 의식장애, 식물인간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뇌동맥류 파열이 인체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게 되는 만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뇌출혈을 막는 치료법을 설명한다면.  

“뇌동맥결찰술이나 코일색전술 등의 수술을 통해 뇌동맥류 파열을 막는 치료를 한다. 뇌동맥결찰술은 이마 머릿카락 라인 부분의 일부를 절개해서 작은 클립으로 뇌동맥류를 조여 혈액이 더 이상 흐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코일색전술은 다리의 대퇴동맥에 금속으로 된 작은 관을 집어넣어 뇌동맥에 접근한 후 뇌동맥류 부위에 코일을 넣어 혈액의 흐름을 막는 방법이다. 코일색전술은 환자의 회복기간이 짧은 편이다. 하지만,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최근에는 환자의 뇌동맥류 모양과 크기에 따른 맞춤형 망을 넣는 방법도 도입돼 미세한 치료도 가능해졌다.”

미리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 

“뇌동맥류가 발견됐다는 이유로 곧장 수술을 시행하지 않는다. 정기적으로 뇌동맥류의 모양과 크기, 위치를 관찰하고 환자 상태를 고려해 수술시기를 조율한다. 환자들은 언제 파열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모르고 살 때가 나았다’고 토로하기도 한다. 그러나 뇌동맥류는 무조건 파열되지 않는다.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다. 건강검진을 통해 뇌동맥류 진단을 받은 환자는 의사의 지도에 따라 충분히 파열을 예방할 수 있다. 그만큼 정기건강검진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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