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얘기하지 말고 답을 하시죠. 엉뚱한 것을 답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엉뚱하게 답을 하고 내빼는 것은 이 후보가 선수 아니에요.” /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제가 무슨 안 한 얘기를 했다고 하십니까. 그런 식으로 거짓말하지 마세요.” / 이재명 후보
“국민에게 물어보십시오. 허 참…….” / 윤석열 후보

21일 서울 마포구 MBC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선관위 주관 첫 법정TV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서로 주고받은 말이다. 4명의 대선 후보들이 3번째로 맞붙은 이번 토론에선 지난 토론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시작부터 거칠게 충돌했다. 후보들은 모두 발언 시간을 초과하면서까지 높은 수위의 공방전을 벌였다.

시작은 코로나19 추가경정예산안과 자영업자‧소상공인 손실보상법과 관련한 책임 공방이었다. 윤 후보가 먼저 “저는 작년 9월부터 손실보상 재원으로 50조원 재원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해왔는데, 해가 바뀌니 민주당이 17조원에 날치기 통과를 했다”고 꼬집었다. 윤 후보는 이 후보를 의식하면서 “지금 정부가 국민의힘 정부라도 되는 것 마냥 마치 야당처럼 정부의 방역을 비판하고 있다”며 심상정 정의당 후보를 향해 “(이 후보가) 170석 여당이 날치기 법안 처리할 때는 방관하다가 집권당의 방역 실패를 인정했다면 민주당이 대선에서 책임져야 한다는 뜻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윤 후보가 자신이 아닌 심 후보를 지목해 질문한 점을 문제 삼으며 “발언자를 당사자가 지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저에게 다 물어놓고 발언 기회도 주지 않나”라고 발끈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이 후보가) 말해봤자 본인 얘기만 할 게 뻔하니 객관적으로 3자 입장에서 들어보고자 하는 것”이라고 답했고, 이 후보는 다시 “내가 주장하게 상대에게 반박할 기회를 주는 것이 토론이다. 본인 주장만 하고 다른 사람 주장은 못하게 봉쇄를 하나”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발언 기회를 다시 얻은 후 “문재인 정부에서 방역의 상당한 성과를 낸 것 자체를 부인할 수 없다”며 “이런 점까지 폄훼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를 향해서는 “본인 마스크 잘 안 쓴다. 부인도 잘 안 쓰시고, 방역 수칙 잘 안 지키시더라”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후보가 코로나19 확산 초기 신천지 압수수색을 부당하게 반려했다는 의혹을 거론하면서 “국가 방역에 가장 비협조적인 분이 방역 자체의 성과를 부인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코로나가 과거에는 치명률 높고 굼뜬 큰 존재였다면 지금은 작아지고 빨라진 대신 치명률이 낮아졌기 때문에 방역 체계를 통째로 바꿔야 한다”며 “(이재명 정부는) 잘못한 게 있으면 고치고 필요한 게 있으면 더해서 새로운 정부가 될 것이다. 국민의힘은 방해만 하지 마시고 협조만 잘 해달라”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이어진 차기 정부 경제 정책 방향과 관련한 토론 시간에서도 두 후보는 강하게 맞붙었다. 이 후보가 먼저 윤 후보의 과거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언급하며 “무책임한 말씀이다. 사과하라”고 압박하자, 윤 후보는 “해당 질문에 여러 차례 말씀을 했기 때문에 답변할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이 후보는 “왜 답변을 하지 않나. 문제가 있다고 인정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한 뒤, 윤 후보의 양도세 폐지 공약을 거론하며 “처음에는 주식거래세를 폐지한다고 그랬다가 양도세 폐지로 (공약을) 바꿨더라. 여성가족부도 조정한다고 했다가 폐지로 바꿨다”고 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다른 사람에 대해 자꾸 음해하는 습관이 있다. 검사 출신이니 합리적 문제제기를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문희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