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던 ‘확진 임신부’, 공공의료원서 가까스로 출산 성공
  • 변문우 디지털팀 기자 (qusansdn@gmail.com)
  • 승인 2022.02.23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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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절개 앞두고 확진…홍성의료원, 의료진 감염 위험 감수하고 분만 수술
홍성의료원 전경 ⓒ충남도 제공
홍성의료원 전경 ⓒ충남도 제공

충남의 한 임신부가 제왕절개 분만을 앞두고 코로나19에 감염돼 출산조차 못할 위기에 처했다가 홍성 공공의료원의 신속한 대처를 통해 가까스로 아기를 출산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23일 충남도와 홍성의료원에 따르면, 논산에 거주하는 임신부 A씨는 지난 7일 제왕절개 분만 예정일을 이틀 앞두고 평소 다니던 산부인과를 찾았다가, 의사로부터 초음파 상 양수가 적다는 진단을 받고 집에 돌아가 출산을 위한 입원 준비를 시작했다. 그러던 중 A씨는 목이 붓는 등 이상 증상이 있어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로 검사를 했고, 키트에선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에 A씨는 다음날인 8일 오전 코로나19 PCR 검사를 위해 논산보건소를 찾았지만, 보건소 검사는 결과가 하루 정도 소요돼 A씨는 출산이 임박한 상황에서 마냥 기다릴 수 없었다.

또 산통까지 밀려오기 시작하자 다급해진 A씨는 충남소방 119구급대 도움을 통해 코로나19 신속검사가 가능한 인근 종합병원에서 PCR 검사를 받았고, 6시간 만에 양성 판정을 받았다. 여기에 A씨는 양수파막 증상까지 보였다.

위급 상황을 접한 충남도는 코로나19 확진자 분만 가능 의료기관 30여 곳을 대상으로 전원을 타진했으나, 감염 위험으로 인해 A씨가 갈 수 있는 병원은 없었다. 이 소식을 접한 홍성의료원 최정훈 산부인과 과장과 진병로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코로나19 감염을 무릅쓰고 A씨에 대한 수술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A씨는 119구급차를 타고 논산에서 홍성의료원으로 이송됐고, 최 과장은 A씨가 도착하자마자 방호복을 입고 응급수술을 진행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아기는 건강하게 태어나 지난 11일 퇴원했다. 또 A씨도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은 15일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정훈 과장은 “감염 우려가 커 쉽지 않은 결정이었으나, 태아의 건강을 먼저 생각했다”라며 “의료원 마취과장, 소아청소년과장, 간호사 등 의료진의 적극적인 도움과 분만병동 및 시설팀의 빠른 대책 마련으로 수술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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