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관론 아직 이르다?…‘3월의 오미크론’이 위험한 이유
  • 박선우 기자 (psw92@sisajournal.com)
  • 승인 2022.02.2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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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풍토병’ 말했지만…사망자‧확진자 연일 증가 추세
3월, 대학 개강과 초·중·고 개학 맞물리며 확진자 ‘폭증’ 가능성도
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 2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 2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미크론 변이에 의한 코로나19 확산세가 날로 위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정부는 ‘공포감을 가질 이유가 없다’며 연일 낙관적인 메시지를 내고 있다. 의료계 일각에선 정부의 낙관론이 성급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중증환자와 사망자 수가 연일 증가하는 가운데 3월 개학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부는 연일 오미크론 확산세에 대해 낙관적인 메시지를 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4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 “오미크론의 등장 과정 자체가 전체적으로 풍토병으로 전환하는 과정의 일환이라고 보는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과거와 같이 확진자 수만 갖고 두려움이나 공포감을 가질 이유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말한 ‘낙관론’의 전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드는 경우’다. 즉, 코로나19 확산세가 생각보다 오래 이어지거나 의료 대응 한계치를 넘어설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의료계 일각에선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에 이르기 전 낙관 메시지를 내놓는 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정부는) 지금 당장 우리가 거쳐야 되는 고통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한다”며 “지금 상황에서 ‘괜찮다, 괜찮다’라고 얘기해서 유행을 부추길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늘어나는 중증 환자 수도 정부의 낙관론이 섣부르다는 지적에 힘을 싣는다. 일례로 24일 0시 기준 전국 코로나19 중증 병상 가동률은 39.1%로, 전날의 36.9%보다 2.2%p 늘어났다. 이달 1일 중증 병상 가동률인 16.9%에 비하면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사망자 수 역시 지난 10일 20명에서 24일 82명으로 늘어났다. 올해 최고 수준이던 전날(99명)에 비하면 17명 감소했지만 지난 10일보단 여전히 4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의료인 감염이 늘어나면서 병상은 있어도 치료할 인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월 새학기 개학도 주요 변수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2일 학부모들과의 화상 간담회에서 현 상황에 대해 “코로나19가 풍토병으로 자리잡는 과정으로 보고 있으며 델타 변이보다 중증화 비율은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도하게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면서도 “3월 한 달 내내 학교는 교내 확진자와 격리자가 급증하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특히 2월 하순부터 3월 초순쯤 오미크론 확진 규모가 가장 클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낙관적인 메시지가 코로나19 확산세를 되레 더 키울 수 있다며 개인 방역의 중요성이 강조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 내과 교수는 24일 “거리두기, 방역패스 등 고강도 방역수칙이 존속하는 상황에서 ‘풍토병 초입’ 같은 정부 메시지는 국민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며 “해외와 달리 우린 오미크론에 의한 확산이 언제 진정될지 정확히 모르지 않나. 그러니 ‘굉장히 많은 국민들이 감염될테니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해 피해를 최소화해 달라’는 식의 메시지 전달에 주력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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