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日, 역사 직시해야…선진국으로서 리더십 갖길”
  • 김종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22.03.01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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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기념사 對日 메시지 “항상 대화의 문 열어둘 것”
우크라이나 사태 우회 언급 “국제질서에 휘둘리지 않을 힘 가져야”
“정부, 마지막 한 분까지 독립유공자와 후손 찾기 위해 노력”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3월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3월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3월1일 “일본은 역사를 직시하고, 역사 앞에서 겸허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 기념사를 통해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은 지금, 가까운 이웃인 한국과 일본이 ‘한때 불행했던 과거의 역사’를 딛고 미래를 향해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일 양국의 협력은 미래세대를 위한 현세대의 책무”라면서 “우리 선조들은 3·1독립운동 선언에서 ‘묵은 원한’과 ‘일시적 감정’을 극복하고 동양의 평화를 위해 함께하자고 일본에 제안했다. 지금 우리의 마음도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한일 관계를 넘어서, 일본이 선진국으로서 리더십을 가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한때 불행했던 과거’로 인해 때때로 덧나는 이웃 나라 국민의 상처를 공감할 수 있을 때 일본은 신뢰받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지역의 평화와 번영은 물론 코로나19와 기후위기, 그리고 공급망 위기와 새로운 경제질서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 과제의 대응에 함께하기 위해 항상 대화의 문을 열어둘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같은 발언은 임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문 대통령이 일본에 대해 우리의 분명한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대화의 문은 마지막까지 열어놓겠다는 원칙론을 재차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가 역사 주도할 힘 가져야”

아울러 문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을 의식한 듯 “3·1 독립운동의 정신이 오늘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강대국 중심의 국제질서에 휘둘리지 않고 우리의 역사를 우리가 주도해 나갈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제질서가 요동치고 있다. 힘으로 패권을 차지하려는 자국중심주의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신냉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라면서 “우리가 더 강해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한반도 평화”라고 했다. 특히 “한국 전쟁과 그 이후 우리가 겪었던 분단의 역사는 대결과 적대가 아니라 대화만이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었다”며 “우선 우리가 이루어야 할 것은 평화”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출범 당시의 북핵 위기 속에서 극적인 대화를 통해 평화를 이룰 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우리의 평화는 취약하다. 대화가 끊겼기 때문이다. 평화를 지속시키기 위한 대화의 노력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전쟁의 먹구름 속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기를 꿈꾸었던 것처럼 우리가 의지를 잃지 않는다면,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반드시 이룰 수 있다”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지난 5년, 2243명의 독립유공자를 찾아 포상했다”며 “우리 정부는 국민의 힘으로 탄생했다. 이름 없이 희생한 분들의 이름을 찾아드리고, 평가받지 못한 분들에게 명예를 돌려드리는 것을 당연한 책무로 여겼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마지막 한 분까지 독립유공자와 후손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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