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의원, 삼일절에 유관순 열사 폄훼 시 게재 논란
  • 이원석 기자 (lws@sisajournal.com)
  • 승인 2022.03.0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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柳기념사업회장 지낸 이혜훈 “우리 민족정신 부정이자 모독”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삼일절인 1일 유관순 열사 명예 폄훼 논란 시를 SNS에 게재했다 논란이 되자 삭제했다. ⓒ페이스북 갈무리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삼일절인 1일 유관순 열사 명예 폄훼 논란 시를 SNS에 게재했다 논란이 되자 삭제했다. ⓒ페이스북 갈무리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삼일절 당일 유관순 열사 명예 훼손 논란이 있던 시를 SNS에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의원은 1일 SNS에 “3월1일 오늘이면 유관순 열사가 여전히 태극기를 흔들고 서 있는 것 같다. 일제에 항거해 분연히 일어섰던 선열들을 기리며 시 한 편 올린다”며 정호승 시인의 시 ‘유관순’을 공유했다.

시는 ‘그리운 미친X 간다. 햇빛 속을 낫질하며 간다. 쫓는 놈의 그림자는 밟고 밟으며 들풀 따다 총칼 대신 나눠주며 간다’ ‘그리운 미친X 기어이 간다. 이 땅의 발자국마다 입 맞추며 간다’ 등의 내용이다. 이 의원은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은 일제강점기라는 엄혹한 상황에서도 애국충정으로 민족의 밝은 등불이 돼주셨던 선열들의 뜻을 받들고 그 정신을 계승하며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 데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해당 시는 유관수 열사 명예훼손 논란이 있던 작품이다. 정호승 시인은 지난 2013년 시 발표 35년 만에 공식 사과한 바 있다. 논란이 커지자 이 의원은 해당 글을 삭제하고 “사과드린다. 삼일절을 맞아 올린 게시물에 부적절한 시를 인용해서 물의를 빚었다”며 “해당 시의 맥락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고, 시인이 사과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관순 열사나 선열들을 폄훼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면서 거듭 사과했다.

 

이준석 “당 차원 국민들께 사죄하라”

야당에선 반발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SNS에 이 의원의 글을 공유하며 “이번 선거 민주당의 선거전략은 특이하지만 우크라이나에 2차 가해하고 유관순 열사를 모욕해서 어떤 지지층에 소구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며 “민주당은 하필 삼일절에 유관순 열사를 모욕한 것에 대해 당 차원에서 국민들께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장을 지낸 이혜훈 국민의힘 전 의원도 이 의원을 향해 “우리 민족정신에 대한 부정이자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의원은 SNS를 통해 “‘불법적으로 남의 나라를 빼앗은 죄인인 일제에게 감형을 구걸하지 않겠다’며 순국하신 열사를 ‘미친X’이라는 민주당이야말로 토착왜구의 본진”이라며 “유관순 열사는 한 개인이 아니라 일제의 부당한 침략과 찬탈에 항거한 우리 민족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를 향해서도 “민주당의 대선후보는 매국노 이완용의 발언과 다름없는 망언을 쏟아낸 것도 모자라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거짓으로 국민을 갈라치는 망국적 분열에 유관순 열사를 악용해 열사의 고귀한 희생을 더럽혔다”며 “유관순 열사의 항거를 ‘미친X’라는 민주당 국회의원이나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미숙한 초보정치인’이라는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나 침략에 대한 저항정신을 ‘미친 짓’으로 폄훼하는 점에서 똑같다. 민주당의 일관된 ‘중국 눈치 보기’와 ‘북핵 굴종’도 같은 연장 선상”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 후보가 지난 26일 파주 평화누리공원 유세에서 “비싼 평화가 이긴 전쟁보다 낫다”고 한 것과 같은 날 경기도 김포 유세에서 “(윤석열 후보가) 일본군의 한반도 진주를 허용할 수 있다고 했는데 다른 생각을 하다가 이상하게 말을 한 게 아닌가 치부하고 싶다”며 “삼일절이 얼마나 남았다고, 유관순 열사에게 미안해서라도 그런 말을 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한편 이 전 의원에 따르면 이 전 의원은 애국 원로들로부터 “‘충청의 딸’ 이혜훈이 ‘충청의 딸’ 유관순 열사를 도와야 한다”는 권고를 받아 2015년부터 기념사업회장을 맡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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