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연내 러 원유 수입 90% 축소…‘돈줄 죄기’ 시작됐나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5.3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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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반대에 완전 금수는 불발…해상만 차단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원유의 해상 수입을 차단하기로 30일(현지 시각) 합의했다. 사진은 드루즈바 송유관과 연결되는 헝가리 석유가스기업 MOL의 정유시설 ⓒAFP연합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원유의 해상 수입을 차단하기로 30일(현지 시각) 합의했다. 사진은 드루즈바 송유관과 연결되는 헝가리 석유가스기업 MOL의 정유시설 ⓒAFP연합

유럽연합(EU)이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의 90%를 축소하기로 합의했다.

30일(현지 시각) EU 정상들은 이날 브뤼셀에서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에 합의했다고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밝혔다.

미셸 의장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번 합의로 수입이 금지된 규모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의 3분의 2를 차지한다”며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중인) 러시아가 무기 비용을 대는 막대한 돈줄에 제약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EU가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90%까지 줄일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이 같은 조치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EU의 6번째 제재 패키지에 해당한다. 지난 5차례의 제재를 통해서는 러시아산 석탄 수입 금지와 EU 역내 선박 입항 금지, 러시아 주요 은행과의 거래 중단, 첨단 반도체 수출금지 등의 조치가 이뤄졌다. 러시아 정재계 고위 인사들과 푸틴 대통령의 가족 등도 제재 대상에 올랐다.

원유 수입에 대한 부분 금수를 담은 이번 조치는 러시아의 돈줄을 죄기 위한 것으로, EU 회원국 일부에서 이견이 나오는 가운데 해상으로 수입되는 물량만을 금수 대상으로 한 절충안이다. EU가 러시아에서 사들이는 원유의 3분의 1가량을 공급하는 통로인 드루즈바 송유관은 이번 제재에서 제외됐다. EU가 러시아에서 사들이는 원유의 나머지 3분의 2는 해상으로 수입돼 왔다.

EU 회원국 중 러시아산 원유 의존도가 65%에 달하는 헝가리는 그간 EU의 러시아산 원유 완전 금수에 반대해 왔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자국의 원유 공급에 안전이 보장되는 경우에만 제재를 지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이에 EU 정상들은 파이프라인이 아닌 해상 운송 방식으로 이뤄지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만을 금지 대상으로 삼는 타협안에 합의했다.

한편 이번 EU의 6번째 제재 패키지에는 러시아 최대 은행인 스베르방크(Sberbank)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또, 러시아 국영 방송사 3곳의 콘텐츠가 EU 국가들에 제공되는 것을 막고 러시아의 전쟁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보이는 몇몇 개인들을 제재 리스트에 올리는 내용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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