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없는 심근경색’ 아시나요? [강재헌의 생생건강]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2.06.08 12:00
  • 호수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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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에 대한 선제적 치료가 예방법

51세 남성 A씨는 3주 전부터 걸을 때 숨이 차고 누워있을 때 이런 증상이 심해졌으며, 피로감이 증가해 동네 의원을 방문했다. 진찰과 흉부 방사선 검사 결과, 폐에 물이 차서 큰 병원으로의 전원 권고를 받았다. 상급종합병원에서 받은 진단은 심근경색으로 인한 울혈성 심부전이었다. 심장 정밀검사 결과, 심장 기능이 정상의 30%에 불과했고 이 때문에 이차적으로 폐에 물이 찬 것이었다. 이 환자는 관상동맥우회술을 받고 증상이 개선되어 퇴원할 수 있었다.

급성 심근경색증은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갑작스럽게 완전히 막혀 심장 근육이 괴사하는 질환인데, 가슴을 쥐어짜는 것 같은 흉통과 호흡곤란이 특징적인 증상이다. 하지만 심근경색의 22~40%에서는 전형적인 흉통이 나타나지 않아 심근경색 발생 후 수주에서 수개월이 지날 때까지 알아채지 못해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다. 

이처럼 증상이 없거나 증상이 가벼워 심근경색 발생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를 ‘증상이 없는 심근경색’이라고 한다. 증상이 없는 심근경색은 최적 시간에 치료를 받지 못해 심근 손상과 심부전이 진행되어 나중에 치료받더라도 심장 기능 저하가 평생 이어질 수 있다.

증상이 없는 심근경색은 초기에는 증상이 전혀 없거나 가벼운 피로감, 소화불량, 감기·몸살 등 비특이적인 증상이 있을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움직일 때 숨이 차거나 흉통이 생길 수 있다. 증상이 없는 심근경색은 비만·고혈압·이상지질혈증 또는 당뇨병이 있거나, 흡연하고 운동이 부족한 경우 그리고 심근경색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 흔히 나타난다.

ⓒ시사저널 임준선
ⓒ시사저널 임준선

불규칙한 심장 소리 나면 의심

병·의원 진찰에서 A씨의 경우처럼 폐의 이상 소견과 빠르거나 불규칙한 심장 소리를 발견하면 증상이 없는 심근경색을 의심해볼 수 있다. 뒤이어 혈액검사나 심전도 검사를 한 다음 심근경색이 의심되면 관상동맥 조영술이나 심장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심장 정밀검사를 통해 확진할 수 있다.

증상이 없는 심근경색은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긴급한 치료가 필요한 의학적 응급상황이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심근경색이 의심된다면 곧바로 119에 연락해 응급실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병원에서는 가능한 한 빨리 좁아지거나 혈전으로 막힌 관상동맥을 뚫어주는 경피적 관상동맥 성형술을 실시하고, 필요할 경우 좁아지거나 막힌 부위의 혈류를 정상화하는 스텐트를 삽입하게 된다. 심할 경우 부분적으로 막힌 관상동맥 일부분을 대신해 다른 혈관으로 우회하는 길을 만들어 심장에 원활히 혈액을 보낼 수 있게 하는 관상동맥우회술을 시행할 수도 있다.

증상이 없는 심근경색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식생활과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서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금연하고 스트레스를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심근경색 위험을 높이는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만성 콩팥질환이 있다면 해당 질환을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관리하면 심근경색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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