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점거시위 재개한 전장연…“오세훈, 발달장애인 탈시설 약속 지켜달라”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2.06.02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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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오거리·프레스센터 앞 횡단보도 점거
일부 운전자들 경적 울리며 항의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가 2일 오전 서울특별시의회 앞 세종대로에서 도로 점거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가 2일 오전 서울특별시의회 앞 세종대로에서 도로 점거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측이 2일 도로 점거시위를 재개했다. 지난달 23일 마지막 시위로부터 열흘만으로, 교통 혼잡에 불편을 겪은 일부 운전자들의 항의도 이어졌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를 포함한 전장연 활동가 10여 명은 이날 오전 9시쯤 서울 중구 회현역에서부터 서울시의회까지 행진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전장연은 앞선 오전 8시 서울 한강로 삼각지역에서 장애인 권리 예산을 촉구하며 삭발식을 벌인 후 4호선 지하철에 탑승해 회현역으로 이동한 바 있다. 회현역에서부턴 도로 행진 시위가 진행됐다.

전장연 시위 행렬은 숭례문 오거리의 횡단보도를 약 6분 간 점거했다. 이로 인해 을지로입구부터 서울역 방향 도로에 일시적인 교통혼잡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후 시위 행렬은 서울시의회까지 행진을 재개,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앞 횡단보도에 재차 멈춰 약 22분 간 장애인 권리예산 관련 주장을 펼쳤다.

박경석 대표는 횡단보도 위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서울시장 당선을 축하드린다”면서 “당선이 확정된만큼 서울시 장애인 탈시설 지원 약속을 반드시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발달장애인을 더 이상 시설에 보내지 말아달라”면서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24시간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 기회와 노동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위 행렬이 출근길 차로를 막아서면서 일대엔 일시적인 교통 혼잡이 야기됐다. 일부 차량은 시위대를 향해 수차례 경적을 울리는 등 항의 의사를 표했다. 경찰은 “불법 시위를 멈춰라” “채증하고 있다” 등 경고 방송과 함께 자진 해산을 요청했으나 강제 해산에 돌입하진 않았다. 전장연 시위대는 오전 9시49분쯤 도로 점거를 풀고 횡단보도에서 물러났다.

이후 전장연 시위 행렬은 서울시의회 앞에 마련된 ‘발달·중증장애인 참사 분향소’를 방문해 추모제를 진행했다. 박 대표는 “가족에게 죽임을 당한 발달·중증 장애인들에 대한 참사를 사회가 반드시 알아야 한다”면서 “사망한 장애인들의 49재 날인 7월10일까지 오늘처럼 행진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전장연은 지난해 12월부터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을 진행해 온 바 있다. 전장연의 주요 요구 사항은 장애인권리 4대 법률(장애인권리보장법·장애인탈시설지원법·장애인평생교육법·특수교육법)의 제·개정, 장애인 권리예산의 2023년 본예산 반영, 서울시의 장애인 탈시설 지원 조례 제정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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