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당선인’ 강필구 영광군의원 9선 성공…‘30년 외길’ 걸으며 전국 최다선 기록
  • 정성환·조현중·배윤영 호남본부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22.06.03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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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출사표’ 군수 출마 아버지는 낙선, 20대 아들은 광역의원 당선
‘박치기왕’ 김일 외손자 박선준 당선인, 고흥서 전남도의원 재선 성공
김용님 국민의힘 광주시의원, 민주당 텃밭서 27년 만에 보수당으로 이름 올려
제8회 동시지방선거일인 1일 오후 서울 동작구 성남고등학교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선거 사무원들이 개표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정훈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일 오후 서울 동작구 성남고등학교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선거 사무원들이 개표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정훈

6·1지방선거 광주·전남에서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화제의 당선인들이 탄생했다. 전국 최다선 도전에 성공한 기초의원부터 부자가 나란히 출사표를 던져 50대 군수후보 아버지는 낙선하고, 20대 아들은 광역의원에 당선된 후보 등이 눈에 띈다. 유명 프로레슬러의 외손자가 도의원 재선에 성공하거나 이웃사촌 지자체의 대학동문 사이 당선인들이 나란히 권토중래한 것도 관심을 끌었다.   


‘직업은 군의원’71년 인생 중 30년이 기초의원 삶

전남 영광에서 군의원에 출마한 강필구(민주당·71) 당선인이 9선에 성공했다. 강 당선인은 경북 안동 라선거구 이재갑(무소속·67) 당선인과 함께 내리 9선에 성공하면서 전국 최다선 기초의원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강 당선인은 1991년 영광군의회가 개원한 이후 같은 지역구에서 30여 년 동안 군의원으로 지내 ‘직업 군의원’으로도 불린다. 강 당선인은 민주당의 텃밭인 영광에서 40세의 나이로 지방의회에 첫 입성한 뒤 연이어 민주당 3차례, 무소속으로 6차례 당선됐다. 

강필구 영광군의원 당선인 ⓒ중앙선관위
강필구 영광군의원 당선인 ⓒ중앙선관위

통상 기초의원 3선을 한 경우에는 광역(도)의원에 도전하는 정치인들이 많지만 한결같이 ‘주민 곁에서 호흡’하는 군의원의 외길만 고집해 왔다. ‘옥에 티’인 폭행치사 등 다수의 전과이력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지역구 관리와 주민 지지 때문에 지속해서 선거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그는 밝혔다. 

부자(父子)가 군수와 광역시의원에 함께 출사표를 던진 사례도 있다. 당락의 희비는 갈렸다. 아버지인 이호근(무소속·56) 전북 고창군수 후보는 낙선했으나 아들 이명노(민주당·27) 씨는 광주 서구 3선거구 시의원이 됐다.

이명노 당선인은 이번 선거 광주·전남 지역 최연소이자 광주 첫 20대 시의원이기도 하다. 이 당선인은 전남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민주당 청년 선거구로 지정된 서구 3선거구에서 국민배심원제를 통해 공천권을 획득했다.

고흥 2선거구 광역의원 재선에 성공한 박선준(민주당·43) 당선인은 ‘박치기왕’ 김일(1929∼2006년) 선생의 외손자로도 유명하다.

나주시의회 마선거구(빛가람동)에 출마한 한국전력 노조위원장 출신 김강정(62년생) 후보는 같은 당 김명선 후보와 나란히 1476표를 얻었으나 16살 어린 김 후보를 제치고 당선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해당 선거구 의원정수는 4인인데 민주당 소속인 두 후보는 공동 4위에 올랐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이럴 때 연장자를 당선인으로 정하도록 규정한다.

기초·광역 단체장 중 최연소자는 우승희(민주당·48·1973년 10월 8일생) 영암군수 당선인이다. 김병내(민주당·49·1973년 5월 16일생) 광주 남구청장 당선인보다 5개월 늦게 태어나 최연소 타이틀을 차지했다. 지역 최고령은 정철희(무소속·73·1948년 12월 11일생) 함평 가선거구 기초의원 당선인으로 박영배(무소속·73·1948년 12월 15일생) 영암 가선거구 기초의원 당선인보다 나흘 일찍 출생했다.

김성 장흥군수 당선인과 강진원 강진군수 당선인 ⓒ중앙선관위
김성 장흥군수 당선인과 강진원 강진군수 당선인 ⓒ중앙선관위

‘이웃사촌’ 장흥·강진군수 당선자는 건국대 동문…나란히 귀환

민주당 김성 장흥군수 당선인은 정종순 현직 군수와 재대결에서 승리해 ‘징검다리 재선’에 성공했다. 김 당선자인은 8년 만에 성사된 ‘리턴 매치’에서 무소속 정 후보를 523표차로 누르고 군수직을 탈환했다. 이는 전남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가장 적은 표차다.   

김 당선인은 2014년 군수를 지낸 바 있으나 4년 전 지방선거에서는 김 당선자가 민주당 경선에서 패배했다. 그 사이 무소속 정 후보가 첫 군수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그는 탐진강을 끼고 있는 인접 지자체인 강진군에서 승리한 강진원 강진군수 당선인과 건국대학교 동문으로 알려져 화제다. 두 사람 모두 군수직을 탈환, 귀환한 점도 공통적이다. 

2회 연속 투표 없이 ‘무혈입성’한 당선자도 있다. 순천시 6선거구의 민주당 신민호 당선인은 두번 연속 무투표로 전남도의회에 입성했다. 명현관(민주당·59) 해남군수 당선인은 2014년 전남도의원 출마 당시 해남 첫 무투표 당선 사례를 기록한 데 이어 이번 군수 선거에서도 무투표로 당선돼 이색 정치 경력을 추가했다.

명 당선인은 민주당 당내 경선과 본선에서 모두 단독 후보로 지명돼 무경선·무투표로 당선인이 됐다. 명 당선인은 민선 7기 해남군수를 지내며 4년 내내 월급을 모두 반납해 이목을 끌었다.

국민의힘 김지숙 광주시의원 당선인과 진보당 김지숙 화순군의원 당선인 ⓒ중앙선관위
김용님 광주시의원 당선인과 김지숙 화순군의원 당선인(정당 기호순) ⓒ중앙선관위

민주당 일색 깬 진보당 김지숙 화순군의원 

민주당 일색인 광주·전남 광역·기초의원 당선인 가운데 진보당 김지숙 후보는 화순 군의원 선거에서 원외정당의 여성 정치 신인으로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김 당선인은 지난 15년 동안 화순에서 교육활동가로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지역민과 호흡을 함께 했다.

국민의힘 김용님(58) 비례대표 후보는 27년 만에 광주시의원에 당선됐다. 국민의힘이 불모지인 광주에서 민주당에 이어 정당 투표 2위를 거두면서 일궈낸 결과다. 

광주에서 보수 정당 출신 비례대표 시의원은 1995년 1회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조수봉 민주자유당 의원이 유일했다. 김 당선인은 박주선 전 의원의 비서관,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준비위원회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같은 당 전서현 당선인도 12년 만에 비례대표 전남도의원이 됐다. 보수 정당은 2002년 3회, 2010년 5회 지방선거에서 전남도의회에 비례 당선인을 배출했었다. 전 당선인은 국민의힘 전남도당 여성위원장, 20대 대선 국민의힘 전남선대위 여성본부장, 한국여성유권자 전남연맹 회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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