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24시] 제11대 경기도의회 ‘78대78’로 여야 동석…협치 과제 주목
  • 나선리 경기본부 기자 (sisa216@sisajournal.com)
  • 승인 2022.06.0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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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회 의원 20~30대 20명 입성, 젊어진 도의회 예고
경기도 기초의원 ‘무투표 당선’ 54명, 지난 선거 비해 13배 이상 증가
경기도의회 전경 ⓒ경기도의회 제공
경기도의회 전경 ⓒ경기도의회 제공

6‧1 지방선거 경기도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78석으로 동석을 차지하게 되는 상황이 연출됐다. 여야 거대 양당 동석은 경기도의회 사상 처음 있는 일로 향후 여야간 협치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최종 개표 현황에 따르면 경기도의회 지역구 의석은 국민의힘이 70석, 민주당이 71석을 차지했다. 또, 비례대표는 국민의힘 8석, 민주당 7석으로 총의석수로는 78석으로 여야가 동일하다. 정의당 등 소수 정당은 득표율이 기준(5%)에 미치지 못하면서 비례대표를 내지 못했다. 앞서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전체 142석 중 민주당 135석, 자유한국당(국민의힘의 전신) 4석, 정의당 2석, 바른미래당 1석으로 민주당이 휩쓸은 데 반해 4년 만에 도의회 판세가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김동연 후보와 김은혜 후보가 불과 0.15%p 차이의 접전을 벌인 상황과도 비슷하다. 김동연과 김은혜 후보가 접전을 벌이는 사이 도의회 선거도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정확히 반반으로 나뉘게 됐다.

거대 양당이 동석을 차지한 건 경기도의회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동석을 이루면서 도의회는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 선출 등 주요 사안에 있어 양분되어 대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따라서 집행부와 의회의 협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기도의회 회의 규칙에 따르면 의장과 부의장은 출석의원 과반수 득표로 당선되는데,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2차 투표를, 2차 투표에서도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2명이 결선투표를 해 다수 득표자가 당선된다. 결선투표에서도 득표수가 같으면 연장자를 당선자로 한다고 규정돼 있어 각 당에서 의장단을 차지하기 위해 최연장자를 내세울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이에 대해 도의회 관계자는 “당선인 중 최연장자는 국민의힘 소속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민주당 입장에서는 의장직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처음부터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조례와 안건 심의‧의결과정에서도 여야가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표결로 가게 되면 도 집행부에 불리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지방자치법 제72조(의결정족수)에 따르면 지방의회는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된다. 또 지방의회 의장은 의결에서 표결권을 가지며, 찬성과 반대가 같을 경우 부결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돼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끌게 될 민선 8기 경기도 집행부는 야당인 국민의힘 도의원 전원이 반대하면 각종 조례와 안건을 통과시킬 수 없게 된다. 이에 따라 조례와 안건 심의‧의결 과정에서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국민의힘 측이 맞서게 되면 많은 안건이 부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황금 분할이라며 집행부와 의회가 협치를 통해 원만히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보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신임 도지사의 협상력이 처음부터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제 11대 의회에서는 의장 선출에서부터 위원회 배분, 각종 조례 의결에 이르기까지 이재명 전 지사 때보다 도의회 운영이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경기도의회 의원 20~30대 20명 입성, 젊어진 도의회 예고

6·1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제11대 경기도의회 의원 156명 중 20명이 20~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20대는 5명, 30대는 15명으로 파악됐다.

제11대 도의회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2030 도의원이 확연히 늘어났다는 점이다. 도의회에 입성한 20대는 모두 5명으로 민주당 소속이며, 최연소 경기도의원 이자형(23) 당선인은 1999년생이다. 이외에 민주당 장윤정(29·안산3), 정동혁(29·고양3), 유호준(27·남양주6) 당선인 등도 모두 20대다. 30대는 15명으로 20~30대는 총 20명에 달한다. 

또 40대는 29명, 50대 71명, 60대 35명, 70대 1명 등으로 파악됐다. 최고령 도의원은 화성시 제2선거구의 박명원(72·국민의힘) 당선인이다.

제10대 도의회에서는 당시 32세였던 황대호 의원과 사직한 이나영 전 의원을 포함해 30대가 5명이었으며, 20대는 단 한명도 없었다. 제11대 경기도의회에서 청년 도의원이 늘어남에 따라 한층 젊어진 도의회를 예고하고 있다. 이번 당선된 도의원 임기는 다음 달 1일부터 2026년 6월30일까지이며, 오는 7월 첫 임시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의정활동에 들어간다.

 

◇경기도 기초의원 ‘무투표 당선’ 54명, 지난 선거 비해 13배 이상 증가 

6‧1 지방선거 기초의원 선거와 관련해 일명 ‘무투표 당선인’이 경기도에서 무려 54명이나 나왔다. 이는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무투표 당선인 4명과 비교해 13배가 넘는 규모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시‧군‧구의원 후보 406명 중 50명이 무투표로 당선됐다. 이 중 성남시가 8명으로 가장 많고 수원‧평택‧용인시가 6명, 안양‧고양‧화성시가 4명이며 안산‧남양주‧시흥‧군포‧파주‧광주시에서 각각 2명의 당선인이 나왔다. 소속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25명, 국민의힘 25명이다. 선거구 의원정수를 기준으로 모두 기초의원 2명씩 선출하는 지역구인데, 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각각 1명씩 후보를 내면서 후보 등록 시점부터 사실상 당선이 확실시됐었다. 

기초의원비례대표 선거에서도 총 4명(평택2, 광주2)이 무투표 당선되면서 경기도 ‘무투표 당선인’은 총 54명이며, 이는 경기도 기초의원 정수 463명의 11.7%에 달한다.

한편, 4년 전 지방선거에 비해 ‘무투표 당선인’이 급증하면서 이는 지방자치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권자 대다수가 이들의 이름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무투표 당선’은 유권자와 출마자 모두의 권리를 제한한다는 것이다. 또한 양당이 독점하는 풍토에서 시민들의 다양한 의사가 반영되기 어렵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정의당 경기도당은 6‧1 지방선거 경기도 기초의원 선거에서 무투표 당선자가 쏟아져 나오는 것과 관련해 지난달 16일 논평을 발표했다. 이들은 “무투표 당선은 시민 선택권을 박탈하는 것”이라며 “선거제도 개혁 실패가 만든 예견된 참사”라고 지적했다. 또 “현재의 선거제도로는 4년 뒤에도 수십 명의 무투표 당선자가 나올 수밖에 없다”라며 선거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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