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광주시장 “요즘 세상 인심 야박함 느껴”…SNS에 올린 까닭
  • 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22.06.0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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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권세가 떨어진 자신을 대하는 세태에 대한 씁쓸한 심정의 글 올려
민선 7기 임기 말 추진한 교통문화연수원장 임명 ‘제동’에 에둘러 서운함 토로

광주시장 임기를 한달 남짓 남긴 이용섭 시장이 ‘염량세태(炎涼世態)의 변’을 토해 그 배경을 두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염량세태’란 더웠다가 차가워진다는 뜻으로, 권세가 있을 때는 아부해 좇고, 세력이 사라지면 푸대접하는 각박한 세상 인심을 이르는 말이다.

이 시장은 3일 페이스북에 “세상 인심 참 야박함을 절실히 느끼는 요즘이다”라고 씁쓸한 심정을 담은 글을 올렸다. 이 시장은 이날 “어제 광주교통문화연수원 이사회가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 원장 후보자 2인에 대한 안건을 부결시켰다고 한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직접적으론 광주시가 민선 7기 임기 말 산하 기관장 임명을 강행했으나 논란 끝에 좌절된 것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기자회견하는 이용섭 광주시장 ⓒ광주시
기자회견하는 이용섭 광주시장 ⓒ광주시

또 한편으론 이 사안을 통해 퇴임을 앞두고 권세가 떨어진 자신을 대하는 세태에 대한 복잡한 심경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도 읽힌다. 이 시장이 강기정 민주당 광주시장 당선인과의 당내 경선에서 패배 이후 직접 심정을 밝히는 글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시장은 이날 “지난 4월말 광주시는 환경공단 이사장과 관광재단 대표 임명절차는 자리의 성격을 고려하여 대승적으로 민선 8기로 넘기기로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이 시장은 “다만, 교통문화연수원은 정원 14명의 작은 기관으로 업무도 주로 일상적 집행업무를 하는 실무형 기관이다”며 “이에 원장 공석 기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 하에 공모를 추진키로 했다”고 임명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에 따라 교통문화연수원이 지난달 초부터 법규에 따른 임명절차를 밟아 상정한 안건을 민선 8기로 미루라는 취지로 이사회가 부결시켰다고 한다”고 전했다. 

대승적 차원에서 공석인 광주환경공단 이사장, 광주관광재단 대표이사 인선을 민선 8기로 넘긴 반면 실무형기관으로 업무공백 최소화 차원에서 교통문화연수원장 임명을 추진했는데 이를 거부당했다는 것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상인심 참 야박함을 절실히 느끼는 요즘이다”라고 권세를 잃은 자신에 대해 달라진 세태변화를 꼬집은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 캡쳐​
​이용섭 광주시장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상인심 참 야박함을 절실히 느끼는 요즘이다”라고 권세를 잃은 자신에 대해 달라진 세태변화를 꼬집은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 캡쳐​

광주교통문화연수원 이사회는 2일, 13명의 이사 중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 신임 원장 후보자 임명 동의 안건을 부결시켰다. 공모 과정에서 확산한 부정적 기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광주시는 지난달 11일 신임 원장 채용 계획을 공고했으나 원장 공모에 이 시장 선거를 도운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임기 말 시장 측근 심기가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다. 

임원추천위원회 구성 절차와 관련해 시와 시의회에서는 정당성 공방이 벌어졌으며 시장 교체기 신구 권력 간 신경전도 우려됐다. 공석인 광주환경공단 이사장, 광주관광재단 대표이사 인선을 민선 8기로 넘긴 것과도 배치됐다.

임원추천위원회는 후속 절차를 논의할 방침이지만 재공모는 다음 달 시작되는 민선 8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 교통문화연수원은 운수 종사자, 시민 등을 대상으로 하는 교통안전 전문 교육기관으로 원장은 광주시 행정부시장이 최종 임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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