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vs “실언”…도마에 오른 尹대통령 ‘도어 스테핑’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06.1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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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대비 대통령 소통 활발…‘실언 늘었다’ 지적도
박지원 “정제된 언어 사용하지 않으면 ‘큰 실수’ 할 수도”
취임 한 달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취임 한 달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소통 기회를 늘리기 위해 도입한 ‘도어 스테핑(door stepping‧약식 회견)’이 도마 위에 올랐다. 권위를 깬 활발한 ‘소통 행보’에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지만, 이 과정에서 ‘실언 논란’이 연이어 불거지자 정치권 일각에선 “대통령이라면 정제된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5월10일부터 6월8일까지 도어 스테핑을 총 12회 진행했다. 대통령실은 “역대 대통령과 비교 불가능한 소통 방식과 횟수를 통해 ‘참모 뒤에 숨지 않겠다’는 약속을 실천했다”고 자평했다.

실제 윤 대통령은 전 대통령들과 비교해 기자들과의 만남을 꺼리지 않는 모양새다. 전 대통령들의 경우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입장을 밝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매일 아침 출근길마다 짧게 1분 내외라도 기자들과 문답을 주고받고 있다. 대선 당시 밝혔던 ‘상시적 소통‧기자실 방문’ 공약을 지켜가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윤 대통령 특유의 직언(直言)이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사회‧경제와 관련된 다양한 질문을 참모를 거치지 않고 직접 답하다 보니, 잦은 ‘실언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 탓에 윤 대통령의 답을 참모가 다시 ‘재해석’해 설명하는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10일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면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음주운전 전력에 대해 "음주운전 그 자체만 가지고 이야기 할 게 아니다"며 "음주운전도 언제 한 것이며, 여러 상황이라든가 가벌성이라든가 도덕성 같은 것을 따져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곧장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불법 행위를 놓고 ‘도덕성’ 등 제반 사항을 따져봐야 한다는 윤 대통령의 주장이, 범죄를 저지른 음주운전자를 옹호하는 취지로도 읽힌다며 거센 질타가 이어졌다.

대통령실은 즉각 진화에 나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장관 후보자 의혹에 대한) 제반사항을 깊이 들여다 봐야겠다는 뜻으로 들었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보고했느냐 아니냐를 밝힐 수 없지만 관련 사항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께) 충분히 보고가 들어갔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윤 대통령의 소통 의지에는 높은 점수를 주면서도, 약식 회견이라도 정제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자칫 대통령의 발언이 불필요한 갈등을 야기시키거나, 사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매일 아침 대통령께서 출근하시면서 기자들을 만나는 것은 신선하고 좋다”면서도 “그렇지만 거기에서 자꾸 말실수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은 말을 정제돼고 신중하게 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큰 실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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