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 카드’ 재고 요청한 이준석, 안철수의 선택은?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06.13 15:3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金, 과거 국민의힘 향해 “빨아도 걸레…고쳐 쓸 수 없어”
최고위원 추천에 與 지도부 난색…安 고심 깊어질 듯
국민의힘 안철수 국회의원이 13일 대구시가 엑스코에서 개최한 제50차 코로나19 극복 범시민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안철수 국회의원이 13일 대구시가 엑스코에서 개최한 제50차 코로나19 극복 범시민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김윤 전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과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을 최고위원으로 추천한 가운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공개적으로 난색을 표했다. 특히 김윤 전 위원장의 경우 국민의힘을 향해 “걸레는 빨아도 걸레”라는 원색적 비난을 쏟아낸 전력이 걸림돌이 됐다. 향후 당권을 노릴 것으로 보이는 안 의원이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3일 국민의당 대표였던 안철수 의원에게 합당 과정에서 국민의당 몫으로 배분하기로 했던 최고위원에 대한 추천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민의힘 여의도 당사에서 당직자 월례조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요청한 것은 아니고 권성동 원내대표와 한기호 사무총장이 각자의 채널을 통해 최고위원회에 있던 우려를 전달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안 의원은 최고위원 자리에 김윤 전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과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을 추천했다. 김윤 전 위원장은 안 의원과 오랜 기간 함께 활동한 정치적 동지이며, 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 후배인 ‘친윤’(친윤석열) 인사로 분류된다.

이 대표는 “한 분(김윤)은 선거 과정에서 다소 강한 발언을 한 바 있어 안 의원에게 추천자로서 재고할 의사가 없는지 묻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합당 시 국민의당 측 인사가 당직에 참여할 기회를 열자는 취지에서 당직 배분을 논의했던 것인데 국민의힘 출신 인사(정점식)도 (추천 명단에) 있다. 의도가 조금 왜곡되는 측면이 있어서 그 부분도 재고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김윤 전 위원장은 지난 3월1일 국민의힘-국민의당 후보 단일화 협상이 난항을 겪자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권의 ‘내로남불’과 실정이 극심해 지금까지 이에 반대하는 세력들은 다 우군이라고 착각했다”며 “걸레는 아무리 빨아도 걸레다. 국민의힘은 고쳐 쓸 수 없다. 청산 대상이다”라고 비난한 바 있다.

안 의원으로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안 의원은 최고위원 추천을 위해 당내외 주요 인사들과 오랜 시간 상의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도부가 공개적으로 난색을 표한 상황에서 안 의원이 기존 추천 인사를 그대로 밀어붙이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 의원이 차기 당권을 노린다면 기존 당원들의 정서를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추측이다.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은 “(김윤 전 위원장의 발언은) 비판이 아닌 욕설에 가까운 주장이었다. ‘(당을) 고쳐 쓸 수 없다’고 주장했던 사람이 당 최고위원으로 온다면 당원들의 반발이 거셀 것”이라며 “안철수 의원이 당의 차기 리더가 되려면 국민의당이 아닌 국민의힘 당원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