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낙태권 폐기에 “여성들 계속 죽어갈 것…투표하라”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6.29 12:4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복귀’ 목소리에는 “대선 재출마는 안 해” 일축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28일(현지 시각) 대법원의 낙태권 보장 판례 폐기 결정에 대해 “이제 매우 고통스러운 일들이 많을 것이고, 여성들은 죽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연합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28일(현지 시각) 대법원의 낙태권 보장 판례 폐기 결정에 대해 “이제 매우 고통스러운 일들이 많을 것이고, 여성들은 죽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연합

힐러리 클린턴(74) 전 미국 국무장관이 미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폐지 판결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28일(현지 시각) CBS 방송의 아침 프로그램 《CBS 모닝즈》에 출연해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파기한 것과 관련, “법원의 판결이 나온 뒤 놀라지 않았다. 이것은 몇 년 동안 진행되어 온 것의 결과물”이라며 “스스로의 신체에 대해 결정을 내리는 여성의 헌법적 권리를 수년 간 반대해온 법관들로 대법원을 채운 목표가 바로 이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대법원은 24일 임신 후 약 24주까지 낙태를 헌법상 권리로 인정한 1973년의 ‘로 대 웨이드 판례’를 파기한 바 있다. 50년 간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해왔던 로 대 웨이드 판례가 파기되면서 미국 사회에서는 최근 공화당 우세 주를 중심으로 낙태권 박탈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에 시민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 것이 극히 유감”이라며 “이제 이것이 민권 시계를 거꾸로 되돌리기 위한 대법원의 유일한 시도가 아닐 것임을 모두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낙태뿐만 아니라 피임, 동성애 등과 관련한 권리도 저해될 가능성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미 연방 대법원의 최장수 대법관으로 강경 보수 성향인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은 ‘로 대 웨이드 판례’를 폐기할 때 보충의견을 통해 동성결혼과 피임 관련 판례도 재검토할 의무가 있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자신과 함께 예일대 로스쿨을 다닌 토머스 대법관을 ‘매사에 불만인 사람’이라고 지칭했다. 그러면서 “그(토머스 대법관)는 과거에도 하급 법원과 주 법정에 ‘사례들을 찾고, 법을 통과시키고, 준비하라. 우리는 한 번, 두 번, 세 번은 이기지 못하겠지만 계속할 것’이라는 신호를 발신해왔다”며 “이제 매우 고통스러운 일들이 많을 것이고, 여성들은 죽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또 대법원의 이번 낙태권 파기 결정은 자신들의 투표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미국인 모두에게 경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정말이지 벼랑 끝에 있다”며 “당신의 권리와 우리의 미래를 위해 투표를 해야 할 시기가 있다면, 바로 이번 중간 선거임을 사람들은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클린턴 전 장관은 2016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패배한 뒤 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미국 정치권 일각에서는 연방대법원이 낙태권 보장 판례를 폐기한 가운데 여성의 권리 확대에 앞장서 온 클린턴 전 장관이 재등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성향 칼럼니스트인 후안 윌리엄스는 지난 27일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게재한 칼럼에서 “민주당에는 여성권 회복을 위해 싸울 준비가 된 강력한 목소리가 필요하다”며 “힐러리 클린턴 한 명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힐러리 전 장관은 이날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선에 다시 출마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