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방문 후폭풍, 오롯이 대만에…“中이 美 응징할 순 없어”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8.04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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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사흘간 대만 포위 군사훈련…“대만 쥐어짜겠다는 것”
3일 환구시보, 글로벌타임스(환구시보 영문판), 차이나데일리 등 중국 관영 신문들은 1면 머릿기사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소식을 실었다. ⓒ연합뉴스
3일 환구시보, 글로벌타임스(환구시보 영문판), 차이나데일리 등 중국 관영 신문들은 1면 머릿기사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소식을 실었다. ⓒ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중국의 분노를 차후 대만이 감당해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CNN 방송은 3일(현지 시각) 외교 전문가 진단을 토대로 이같은 전망을 담은 해설기사를 내놨다. 워싱턴 싱크탱크인 스팀슨 센터의 윤선 동아시아 담당 선임 연구원은 중국이 예고한 4~7일 ‘대만 포위’ 군사 훈련을 두고 “대만을 쥐어짜겠다”는 뜻이라며 “펠로시 방문으로 대만을 노리는 중국 군의 압박이 예측 가능한 시일에 새롭게 고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런 (대만을 향한) 응징이 현재 중국 대응의 핵심”이라며 “왜냐하면 미국을 응징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대만에 대한 수출·수입 제한 조치 등 경제보복도 단행하고 있다.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 3일 대만산 감귤류 과일, 냉장 갈치, 냉동 전갱이 수입을 잠정 중단했으며, 중국 상무부는 대만에 수출하는 천연 모래를 이날부터 끊겠다고 발표했다. 천연 모래에서 대만 핵심 산업인 반도체의 원료가 추출된다는 점을 정조준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만은 천연 모래 차단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입장이다.

대만을 둘러싼 중국의 군사훈련으로 인해 항로에도 차질이 생겼다. 중국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 4일 정오부터 7일까지 사흘간 대만 주변 6개 해·공역에서 실탄사격을 포함한 군사훈련을 벌인다며 모든 항공기와 선박의 진입을 금지한다고 통지했다. 이에 대만은 3일 화물선에 우회 항로를 이용하도록 공지하는 한편 일본, 필리핀과도 항공 노선 협상에 돌입한 상태다.

CNN은 중국이 이같이 여러 대응을 내놨지만 내부에서는 앞서 예고했던 위협이 실제로 이뤄지지는 않았다는 ‘실망감’이 감지된다고 전했다. 윤선 연구원은 시 주석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에서 ‘불장난’이라는 용어까지 써가며 대만 문제에 강력하게 반응한 점으로 볼 때 중국 내부에서는 ‘꽤 당황스러운’ 상황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싱가포르국립대 정치과학 교수인 좡자안은 “중국 지도부는 상황이 통제할 수 없는 방향으로 고조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며 “동시에 지나치게 약하게 보이는 신호를 보낼 수도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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