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망’ 어린이 7월에만 4명, 왜?
  • 박나영 기자 (bohena@sisajournal.com)
  • 승인 2022.08.05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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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만에 상태 급격히 악화…“망설이지말고 병원 찾아야”
지난 3월20일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어린이 환자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20일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어린이 환자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7월 한달간 10세 미만 어린이 4명이 코로나19 확진 이후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사망해 충격을 주고 있다. 방역당국은 확진된 어린이의 증상이 악화될 경우 즉시 119에 연락하거나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고 권고한다. 

5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7월 한달간 10세 미만 어린이 4명이 코로나19 확진 이후 숨졌다고 밝혔다. 경기도 2명, 세종시ㆍ광주광역시에서 각 1명씩 발생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현재까지 사망한 10세 미만 어린이 수는 누적 27명으로, 7월 사망자가 전체의 14.8% 에 이른다. 

사망한 4명의 어린이는 확진 후 1~2일 만에 급격히 상태가 나빠졌으며, 공통적으로 코로나19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다.

경기도 안양시에 사는 초등학생 A는 지난달 11일 확진 판정을 받고 재택 치료 중이었다. 이틀 뒤인 13일 고열로 대학병원으로 이송 중에 숨졌다. 지난달 16일 세종에 사는 초등학교 3학년 B는 확진 하루 뒤 고열 및 경련 증상으로 대학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 두 어린이는 기저질환이 없고 백신 접종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에 사는 어린이 C 또한 지난달 11일 확진돼 재택치료를 받던 중 상태가 나빠져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 지난달 19일 광주의 한 소아 D도 코로나19 증상으로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 두 어린이의 기저질환이나 평소 건강상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당국은 지난달 사망한 소아 확진자에 대한 의무기록과 잔여 검체를 확보해 정확한 원인을 분석 중이다. 일각에서는 확진 소아의 갑작스런 사망 원인으로 급성 열성 발진 증상인 가와사키병과 유사한 소아다기관염증증후군(MIS-C)과의 연계성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유행하는 오미크론 변이는 전파력이 높고 치명률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치명률은 0.04%대로 떨어졌고 어린이의 경우 치명률이 이보다도 낮게 집계된다. 그러나 최근 국내에 적지 않은 어린이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이 원인 분석에 들어갔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소아 감염 후 사망에 대해 현재 잔여 검체를 수집해 중복감염 또는 항체 과잉반응 등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다"며 "사인은 검사 결과를 좀 더 종합해서 판단이 필요하며 아직까지 전문가 자문 중"이라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확진된 어린이의 증상이 나빠질 경우 망설이지말고 빠르게 의료기관을 찾을 것을 권고한다. 이 단장은 "영유아가 코로나19에 감염 이후에는 일정 기간 잘 관찰해야 한다"며 "갑자기 증상이 나빠질 경우 망설이기보다는 일단 빠르게 의료기관을 찾아 검사와 처치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 겸 방대본부장도 "확진된 영유아가 해열제로도 열이 조절되지 않거나 탈수 등으로 의식저하 증상이 발생했을 때에는 좀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가 2학기에도 전국 유·초·중·고에서 정상 등교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인 만큼, 어린이들의 대외접촉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5~11세 소아는 예방접종이 가능하지만 국내 접종률은 매우 낮다. 지난 4일 0시 기준 5~11세 소아의 접종률은 1차 2%, 2차 1.5%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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