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만나려다 다친 이용수 할머니…경찰, 국회 경호팀 내사
  •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psw92@sisajournal.com)
  • 승인 2022.08.05 16:1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찰, 폭행 혐의 적용 가능성 등 검토
8월3일 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일행 숙소로 사용되는 서울 시내의 한 호텔 앞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펠로시 의장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지원 요청 서한 전달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하지만 이날 펠로시 의장 일행은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던 정문이 아닌 다른 쪽 통로를 통해 호텔로 들어가 서한 전달은 이뤄지지 않았다. ⓒ연합뉴스
8월3일 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일행 숙소로 사용될 서울 시내의 한 호텔 앞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펠로시 의장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지원 요청 서한 전달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이날 펠로시 의장 일행이 정문 외 다른 통로를 통해 호텔로 들어가면서 서한 전달은 불발됐다. ⓒ연합뉴스

경찰이 국회 경호원을 대상으로 내사에 착수했다. 앞서 일본군 위반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4)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만나려 국회에서 대기 하던 중 국회 경호원들의 제지로 부상을 당한 탓이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전날 이 할머니가 국회사무처 경호기획관실 측 제지를 받던 중 부상을 입은 사건에 대해 폭행 혐의 적용 가능성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인만큼 신중히 수사해 간다는 방침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국제사법재판소 회부 추진위원회(추진위)에 따르면, 이 할머니는 전날 오후 추진위 관계자들과 국회를 방문하던 펠로시 의장에게 면담을 요청하고자 국회 사랑재에서 대기 중이었다. 

사건은 펠로시 의장이 사랑재에 도착하기 직전에 벌어졌다. 국회 경호기획관실 인원들이 펠로시 의장의 동선 확보를 위해 이 할머니가 탄 휠체어를 급히 옮기려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 할머니는 바닥에 떨어졌다. 추진위가 제공한 당시 영상엔 “놓으라” “나 죽는다”라고 저항하는 이 할머니이 담겼다. 바닥에 떨어진 할머니의 다리 등을 잡고 들어 올리려는 경호원들의 모습도 담겨 있었다. 결국 이 할머니는 펠로시 의장과 만나지 못한 채 병원으로 이송됐다. 큰 부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기억연대는 당일 규탄 성명에서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데 대해 분노한다”면서 “할머니에게 신체·정신적 충격을 주는 천인공노할 짓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또한 “90대의 (위안부) 피해자를 상대로 폭력을 행사한 국회 경호담당관실을 규탄하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공식사죄, 책임자 처벌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국회 사무처 측은 같은 날 보도자료에서 “국회의장의 국제적 외교행사에서 사전 약속 없이 면담 시도 등 소란행위의 경우 상대국에 대한 외교적 의전 결례이며 경호 및 보안상의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안전을 고려해 이동 협조를 구했으나 고성을 지르시는 등 응하지 않으셔 직접 휠체어를 이동시키는 중에 할머니가 몸을 좌우로 흔들며 땅으로 누워 다시 휠제어에 앉히는 과정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