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작업 안했다”…화기 없는 이천 화재 미스터리
  •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psw92@sisajournal.com)
  • 승인 2022.08.06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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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3층 스크린 골프장 작업자들 소환 조사
누전 등 다각도 원인 조사…2차 합동감식 예정
지난 8월5일 오후 환자와 간호사 등 5명이 사망한 경기도 이천시 관고동 병원 건물 화재 현장에서 소방과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위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월5일 오후 환자와 간호사 등 5명이 사망한 경기도 이천시 관고동 병원 건물 화재 현장에서 소방과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위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이천시 관고동 화재의 발화지점으로 지목됐던 3층 스크린 골프장 철거 작업자들이 “당시 불꽃 작업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6일 경기남부경찰청은 화재 당일 철거 작업을 진행한 A씨 등 3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관고동 화재를 최초로 신고한 이들이기도 하다.

A씨 등은 전날 오전 10시10분쯤 이천 관고동 학산빌딩 3층 스크린 골프장 내부에 있다가 화재를 목격해 119에 신고했다. A씨 등 일행은 당시 시설 철거를 위해 내부 바닥과 벽면 등을 뜯어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따라서 작업 중 용점 절단기나 토치 등 불꽃을 발생시킬만한 도구 사용은 없었다는 게 A씨 등의 진술이다.

또한 A씨 등은 화재가 처음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스크린 골프장 1호실에선 작업을 진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천장에서 불꽃과 연기가 쏟아지는 것을 보고 불을 끄려 했으나 여의치 않아 119에 신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알려졌다. 전날 경찰과 국립과학과학수사연구연 등이 진행한 1차 합동 감식에서도 현장에서 화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누전을 비롯한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 발생 가능성 등 다각도로 사건을 살피고 있다. 당시 A씨 등 현장 작업자들의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까지 함께 수사 중이다. 아울러 화재로 발생한 연기가 5명의 사망자를 낸 4층 투석 전문병원으로 확산한 경위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보다 정확한 진상 규명을 위해 2차 합동감식도 진행한다.

한편 이번 화재는 지난 5일 오전 10시17분쯤 건물 3층 스크린 골프장에서 발생해 1시간10여 분 후인 오전 11시29분에 진화됐다. 간호사 1명과 환자 4명 등 총 5명의 인명이 희생됐다. 사망자들은 모두 4층에 있던 신장 투석 전문병원에서 나왔다.

특히 대피하지 못한 투석환자들을 끝까지 지키다 사망한 현아무개(50) 간호사에 대한 추모 물결이 온라인상에서 일고 있다. 대한간호사협회가 홈페이지에 마련한 현 간호사 온라인 추모 공간엔 6일 오후 2시30분 기준 482개의 추모글이 등록됐다. 네티즌들은 추모글에서 “끝까지 환자를 지킨 그 마음, 정말 존경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등의 메시지를 남겼다. 해당 병원 투석환자의 보호자라곤 밝힌 한 네티즌은 현 간호사에 대해 “평소 일처리가 빠르셨고 항상 환자 먼저 생각하던 분”이라며 추모하기도 했다. 

장재구 이천소방서장은 지난 5일 현장 언론 브리핑 당시 현 간호사에 대해 “4층 병원에서 숨진 분은 피난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고 보여진다”면서 “투석 환자들이 투석을 곧장 중단하고 대피할 수 없었기에 환자들을 보호하고자 (현장에) 남았던게 아닌가 추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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