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이 안광일 북한 주아세안대표부 대사 겸 주인도네시아 대사를 만나 ‘조건없는 대화’를 제안했으나 ‘여건 조성이 먼저’라는 대답이 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5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가 개최된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취재진에게 박 장관과 안 대사 간의 짤막한 대화 내용을 전했다.

박 장관은 4일(현지시각) 저녁 프놈펜 CICC 행사장 환영 만찬에서 안 대사와 마주쳤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당시 박 장관은 안 대사를 향해 “조건없는 남북 대화가 필요하다”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비핵화가 이뤄지길 바란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에 안 대사는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는 취지로 간략히 답했다는 게 외교부 고위 당국자의 설명이다.

박 장관이 지난 4일 프놈펜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 양국관계 개선을 위한 일본의 성의 있는 조치로 대(對)한국 수출규제 철회를 비교적 분명하게 요구했던 사실도 뒤늦게 전해졌다. 일본의 수출규제는 우리나라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성 조치였던만큼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일본 측도 성의를 보여달라는 취지로 읽힌다.

이에 대해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한국이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바람직한 해결 방안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일본이 수출 통제 철회를 통해 나름대로 성의있는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