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우크라 수출길에…식량값 24년래 최대 하락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8.06 16:0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개월째 곡물값 내림세…곡물·유지류가 가격 하락 견인
농식품부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더 내릴 것”
5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초르노모르스크항에서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실은 선박이 영국을 향해 출항하고 있다. ⓒAFP연합
5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초르노모르스크항에서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실은 선박이 영국을 향해 출항하고 있다. ⓒAFP연합

전쟁으로 크게 치솟았던 세계 식량가격이 2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최근 곡물 수출 재개에 합의한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7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8.6% 하락한 140.9포인트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3월에 역대 최고치인 159.7까지 치솟았다가, 6월까지 3개월 연속으로 점진적 하락세를 보여 왔다. 이어 7월에는 5개 품목군의 가격지수가 모두 내려가면서, 2008년 10월 이후 전월 대비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한 것이다.

FAO는 1996년 이후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가격 동향을 모니터링해 곡물·유지류·육류·유제품·설탕 등 5개 품목군별 식량가격지수를 매월 집계해 발표하고 있다.

품목별로는 곡물과 유지류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곡물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11.5% 하락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흑해 항구 봉쇄 해제 합의, 북반구의 수확 진행 등의 영향으로 국제 밀 가격이 크게 떨어진 것이 전체적인 곡물 가격 하락을 이끌었다. 옥수수와 쌀 역시 가격이 하락했다.

유지류의 경우 전월 대비 19.2% 떨어진 171.1포인트를 기록했다. 팜유는 최대 수출국인 인도네시아의 공급 여력이 충분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가격이 하락했다. 대두유는 지속적인 수요 저조에 따라, 유채씨유는 신규 수확량 공급이 충분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각각 가격이 내려갔다.

육류는 전월보다 0.5% 하락한 124.0포인트를 기록했다. 쇠고기의 경우 주요 생산국의 수출 여력이 수요 대비 증가하면서 가격이 내려갔다. 돼지고기는 미국 등의 도축용 공급량은 제한적이었지만, 전반적인 수입 수요가 저조해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가금육 가격은 수입 수요 강세에 더해, 북반구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영향으로 가격이 사상 최고치까지 올랐다.

유제품은 2.5% 내린 146.4포인트를 기록했다. 치즈는 전반적인 수입 수요가 줄어들었지만, 유럽 관광지 내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가격 변동폭은 적었다.

설탕의 경우 3.8% 하락한 112.8포인트로 나타났다. 세계경제 침체 전망에 따른 설탕 수요 저하 우려와 브라질 설탕 생산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가격이 떨어졌다. 인도의 수출량 증가 및 양호한 작황 전망도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농식품부는 “최근 주요 수출국의 작황이 개선되고 있으며,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저하 가능성 등으로 국제 곡물 가격이 6월 이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가격이 하락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제분, 사료, 전분당, 대두 가공 업계는 올해 10∼11월까지의 사용 물량을 재고로 두고 있다”며 “업계는 단기적 수급 문제는 크지 않으나 주요 수출국의 작황을 지속해서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