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금고 선정, 차세대 지방세 시스템 운영능력에 달렸다
  • 박준형 인천본부 기자 (jun897@sisajournal.com)
  • 승인 2022.08.08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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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내년 1월 서울 제외 전국 16개 시·도 일제히 개통
금고업무 관리능력 최대 변수 부상…인천시, 이번 주 최종 선정

인천시금고 선정 과정에서 금고업무 관리능력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세정·재정서비스를 통합하는 차세대 지방세 시스템이 내년 1월에 개통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8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5일 시금고 운영 금융기관 선정을 위한 공모 결과 제1금고에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 KB국민은행이 신청서를 접수했다. 제2금고에는 NH농협은행과 국민은행, 하나은행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인천시는 금고지정 심의위원회 심사를 거쳐 이르면 이번 주 초 시금고 운영 금융기관을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평가항목은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정성(25점) △시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18점) △시민이용의 편의성(24점) △금고업무 관리능력(24점) △지역사회 기여 및 시와의 협력사업(7점) △기타(2점) 등 6개 분야 17개 세부항목이다.

인천시청 전경 ⓒ인천시
인천시청 전경 ⓒ인천시

현재 인천시의 제1금고는 신한은행, 제2금고는 농협은행이 각각 관리하고 있으며, 올 연말 약정기간이 만료된다. 

이번에 새롭게 지정되는 은행은 내년 1월1일부터 2026년 말까지 4년간 인천시금고를 맡게 된다. 올해 본예산을 기준으로 제1금고는 일반회계, 공기업특별회계와 기금 등 총 12조3908억원을 취급하며, 제2금고는 2조63억원 규모의 기타특별회계를 관리한다. 

관심이 집중되는 제1금고의 경우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2파전이 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신한은행은 2007년부터 제1금고를 관리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이 주도하는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 ‘신한 스퀘어브릿지 인천’은 지난해 말 기준 총 105개사의 육성을 지원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청라국제도시에 본사와 계열사, 시설을 한데 모으는 ‘하나드림타운’을 조성하고 있다. 2019년부터는 인천 서구의 구금고를 운영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시금고 지정을 판가름할 최대 변수는 금고업무 관리능력이 될 전망이다. 특히 행정안전부가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 지방세 시스템이 당장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라 이에 대한 대응력에서 당락이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서울과 인천 등 일부 지자체는 자체 시스템인 ‘이택스(ETAX)’를, 자체 시스템이 없는 나머지 지자체는 행안부의 ‘위택스(Wetax)’를 이용하고 있다. 이에 행안부는 세입의 단일화를 위해 전국의 지방세 시스템을 통합하는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차세대 시스템은 위택스를 개선한 형태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1월 말 서울을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에서 일제히 개통될 예정이다.

지난 16년간 시금고를 맡아온 신한은행은 인천시와 업무의 연속성 및 협력관계가 최대 강점이다. 내년에 차세대 시스템으로 전환돼도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약 2년 전부터 인천시와 함께 차세대 시스템과 연동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게 신한은행 측 설명이다. 신한은행은 인천 기초단체 10곳 중 7곳의 구금고도 운영하고 있다. 올해 4월에 약 47조원 규모의 서울시 제1·2금고를 모두 따냈다는 자신감도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차세대 시스템이란 것이 행안부에서 시스템의 표준을 제시하는 것일 뿐 각자 지역에 맞게 결합해서 사용하게 될 것”이라며 “신한은행 자체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위택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여기에 우수한 기술, 성능, 운영능력 등이 더해졌기 때문에 더 나은 시스템과 같이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시금고가 변경될 경우 시스템 중단 등 대혼란이 예상된다”며 “버스기사를 뽑을 때 제일 중요한 것이 운전경력이듯이 시금고 지정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금고시스템 운영능력이다. 신한은행은 독보적 역량을 바탕으로 서울시금고를 따내는 등 비교불가임을 인정받았다”고 강조했다.

하나은행은 위택스 이용 경험을 앞세운다. 하나은행은 현재 대전시금고를 관리하고 있으며, 위택스를 기반으로 한 금고시스템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전국 시·도금고가 위택스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차세대 시스템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라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적 인천시금고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차세대 시스템과 연동을 대비해 2020년부터 통합금고시스템도 개발해왔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대전의 경우 이미 행안부 위택스 기반의 금고시스템을 운영해왔다. 위택스 기반 업무의 노하우가 있다”며 “차세대 시스템도 위택스 업그레이드 버전이 될 것이기 때문에 이에 맞춰 우리도 계속 업그레이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오히려 위택스를 사용하지 않던 금융기관이 선정될 경우, 시스템 교체 비용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우리는 비용도 들어가지 않고 정부 시스템을 적절히 사용할 수 있다. 그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금고를 운영할 수 있고, 시민 편의성에 대한 준비도 완벽한 상황”이라고 자신했다.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재무지표는 4대 시중은행을 대상으로는 특별한 변별력이 없으며 행안부와 금융감독원 등 은행 경영실태평가에서 양호 평가를 통해 만점으로 평가가 가능하다”며 “결국 이번 시금고 지정에는 금고업무 관리능력이 당락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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