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홀 실종’ 남동생 끝내 주검으로…50대 누나 수색 중
  • 이혜영 디지털팀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08.1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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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지점서 1.5㎞ 떨어진 맨홀에서 발견
8월9일 새벽 폭우로 다수의 차량이 침수된 서울 강남구 대치사거리의 배수구가 뚜껑이 없어진 채 소용돌이치고 있다. ⓒ 연합뉴스
8월9일 새벽 폭우로 다수의 차량이 침수된 서울 강남구 대치사거리의 배수구가 뚜껑이 없어진 채 소용돌이치고 있다. ⓒ 연합뉴스

집중호우로 열린 맨홀에 빠져 실종됐던 40대 남성이 10일 오후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3분께 동작구조대가 사고 발생 지점으로부터 약 1.5㎞ 떨어진 서초동의 한 버스정류장 부근 맨홀에서 실종자를 발견했다. 

구조대는 오후 3시18분께 실종자의 시신을 맨홀에서 인양한 뒤 병원으로 이송했다. 경찰은 이 남성의 신원이 지난 8일 밤 맨홀에 빠진 남매 가운데 동생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사망 남성은 폭우가 쏟아진 당시 서초동 한 도로의 맨홀 안으로 50대 친누나와 함께 휩쓸려 들어갔다. 폭우로 하수관 수압이 차오르면서 맨홀 덮개가 튀어 올랐고, 물과 함께 맨홀 안으로 빨려들어 간 것이다. 

남성과 함께 실종된 누나는 아직 발견하지 못한 상태로, 야간 수색이 진행 중이다. 

실종자가 발견된 맨홀은 가로 5m, 세로 2.5m 크기의 우수배수관(고인 빗물 등을 배수하는 관)과 연결되어 있었다. 사고 지점부터 반포천까지 이어지는 이 배수관의 해당 구간 길이는 3.7㎞다.

전날까지 로봇을 이용해 수색작업을 했던 소방당국은 이날 날씨와 맨홀 내부 급류 상황 등이 개선되자 구조대원을 맨홀에 직접 투입해 실종자를 발견했다. 서초소방서 측은 전날 로봇 수색 때도 실종자가 발견된 구간을 탐색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로봇이 수색하는 것과 사람이 차근차근 수색하는 것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 사고지점으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서 실종자가 발견된 것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는 부분"이라며 "반포천에는 나뭇가지 등 사물이 많이 떠내려가는데 (실종자가) 맨홀 안에 남아있는 상태였다"고 전했다.

소방당국은 아직 발견하지 못한 친누나를 집중 수색하고 있다며 "맨홀 수색, 반포천 순찰, 한강 순찰 등을 하고 있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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